"확 와닿더라" 최용수, 사령탑 경질 '넥센' 통한 다짐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9.23 07: 06

"넥센 히어로즈의 경우 내게 확 와닿더라."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프로야구팀 '넥센'을 언급했다. 잘 나가다가도 언제든지 추락을 염려해야 하는 프로스포츠의 냉정함을 말하고 싶었다. 더불어 선수들의 정신무장 효과도 기대했다.
최용수 감독이 이끈 FC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 데얀의 2골 활약 힘입어 3-2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4연승을 달린 서울은 승점 70점을 확보, 리그 선두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냈다. 최 감독은 경기 후 "쉽지 않은 상대를 맞이해 홈팬들 앞에서 승리했다. 우리 선수들이 잘 준비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서 자신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특히 "승점 70점을 얻어 기쁘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밑을 안보고 오직 앞만 보고 전진했다"며 시즌 전 솔직한 심정을 살짝 털어놓기도 한 최 감독은 그러면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 구단을 언급했다. 넥센은 시즌 초반 좋은 흐름을 타며 선두권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곤두박질, 급기야 김시진 감독의 경질로까지 이어졌다. 작년 넥센 구단이 김시진 감독과 3년 계약 연장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더 놀라웠다. 결국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감독의 현실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였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넥센 구단은 선수단을 플레이오프 전력으로 보고 있었다. 그게 아닌데도 그랬다"는 그는 "구단 입장에서는 기대치가 높다보니 감독 경질 사태로 이어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단순한 하소연이 아니었다. 감독 자신과 선수들의 정신무장을 다지는 효과를 노린 것이었다. 최 감독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남은 12경기가 잘못될 수 있다.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북도 승리를 했더라"고 강조했다.
또 최 감독은 "선수단이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넥센 같은 경우 내게 확 와닿더라"고 말하며 자조 섞인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선수단에게 전한 메시지라 볼 수 있다.
이런 생각은 경기 전 만난 황선홍 포항 감독도 다르지 않았다. 황 감독은 요즘 잘나가는 황진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J리그 시절(가시와 레이솔)을 떠올렸다. "2001시즌 개막 후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고 있었다"는 황 감독은 "다음에는 FA컵에서 2부리그에 소속된 약한 팀과 만났다. 당시 나는 '못넣어도 되니까 편하게 가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안좋은) 상태로 6~7경기는 가더라. 한순간 좋았던 흐름이 끊어질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헛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면서 "최근 우리 성적이 좋지만 흐름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황 감독은 "포기하면 안된다. 꾸준하면서 끈끈하게 가야 한다. 그럴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최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를 화제에 올린 것은 감독들의 성적에 대한 중압감과 선수들의 철저한 정신무장이라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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