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김혁민, "류현진 만큼 해야 만족할 수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23 07: 24

"현진이 만큼 해야 만족할 수 있다".
'보문산 전투기' 한화 김혁민(25)에게 2012년은 확실한 선발투수로 성장한 해다. 올해 32경기에서 8승9패1홀드 평균자책점 4.06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선발등판한 21경기중 1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했고 그 중 9경기가 7이닝 이상 던진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이었다.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팀 내 가장 믿을 만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한화는 잔여 10경기 남겨놓고 있고, 앞으로 김혁민은 2경기 정도 선발등판이 가능할 전망. 2경기 다 잡으면 첫 10승 도전이 가능한 상황이다. 지난 2009년과 올해 올린 8승이 개인 최다승 기록인 김혁민은 "10승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있겠나. 당연히 10승을 하고 싶다"면서도 "올해 성적에 만족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평균자책점 때문이다.

그는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높다. 적어도 3점대 중반으로 더 낮춰야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김혁민의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21명 중 19위다. 5실점 이상 허용한 5경기 때문에 평균자책점이 치솟았다. 투수의 최고 지표가 평균자책점이기 때문에 4점대로는 절대 만족할 수 없다는 게 김혁민의 생각이다.
하지만 김혁민이 인정받는 건 이닝이터 본색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올해 선발등판한 21경기에서 평균 6.29이닝을 던지고 있다. 선발로 20경기 이상 던진 투수 중 전체 6위의 기록. 토종 투수로는 류현진(한화·6.63)-이용찬(두산·6.33이닝) 다음으로 많다. 평균 투구이닝만 놓고 보면 장원삼(삼성·6.10)-윤석민(KIA·6.09)보다 많다.
선발 7이닝 피칭에서도 김혁민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그는 21경기 중 절반이 넘는 11경기를 7이닝 이상 던졌다. 선발 7이닝 피칭도 전체 5위. 같은 11경기의 이용찬과 함께 토종 투수로는 류현진(15경기)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김혁민 스스로도 "이닝을 많이 던지게 된 건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선발투수로서 앞으로도 이닝을 많이 소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게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공격적인 피칭과 컨트롤의 향상이 크다. 김혁민은 "예전보다 제구가 좋아진 것이 이유가 아닐까 싶다. 릴리스 포인트 순간 팔을 앞으로 끌고 나오면서 원하는 곳으로 제구가 되고 있다"며 "작년보다 삼진이 줄었지만 타자들이 쉽게 쳐줘 죽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9이닝당 탈삼진이 지난해 7.6개에서 올해 6.3개로 감소했지만 그 대신 9이닝당 볼넷도 3.9개에서 2.8개로 눈에 띄게 줄었다. 이닝당 투구수도 16.7개에서 15.8개로 줄이면서 효율적인 투구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김혁민은 만족을 몰랐다. 그는 "올해 성적이 그렇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라며 "(류)현진이 만큼 해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꿈은 원래 크게 가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류현진이 그 앞에 지나가고 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김혁민의 원대한 포부가 그와 한화의 앞날을 더욱 기대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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