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이 좀 심심하다. 국민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종영하고 여심에 불을 지피며 이슈를 낳았던 '신사의 품격'도 어느덧 잊히고 있는 요즘, 드라마 팬들 삼삼오오 모이면 '어제 그거 봤어?', '그 배우 연기 죽였지'하고 나누던 대화도 줄어들지 싶다. 국민드라마, 대박 작품이 사라진 탓이다.
월화극 중엔 MBC '골든타임'이 1위 독주를 계속하고 있고 KBS 2TV '착한 남자'가 방송 2주 만에 박혀있던 돌들을 제치고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신드롬을 낳기엔 아직 모자라다. '골든타임'은 어느덧 종영이 코앞까지 닥쳤지만 이성민의 카리스마를 운운하는 것 외엔 딱히 얘깃거리가 없었다. '착한 남자'는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아랑사또전'과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대박 인기를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후속으로 KBS 2TV 새 주말연속극 '내딸 서영이'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큰 반향은 없는 상태. 전작의 수혜 덕분에 20%대 시청률을 올렸지만 드라마 팬들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케이블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97'이 케드 사상 최고 시청률을 내며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이마저도 종영한 상태. 케이블이라는 채널적인 한계를 딛고 거대한 인기를 누렸던 이 작품은 방송 내내 세간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렇듯 '넝쿨째 굴러온 당신', '신사의 품격', '응답하라 1997' 같은 화제작들이 차례로 종영하자 안방극장 드라마 열풍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양이다. 월화극, 수목극, 주말극 할 것 없이 독보적인 시청률을 자랑하는 작품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 그나마 동시간대 1위라는 '골든타임'이나 '착한 남자' 등도 시청률 10%대에 머물며 경쟁작들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송지나 작가와 김종학 PD의 의기투합, 톱스타 김희선의 복귀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SBS 월화드라마 '신의' 마저도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형편.
네티즌 댓글에는 "요즘 볼 드라마가 없다", "딱히 눈에 띄는 드라마가 없다. 본방사수 의지 없음", "'넝굴당' 없으니 심심하다. 뭐 보지?" 등과 같은 푸념들이 섞여있다. 드라마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화제작들의 탄생이 시급하다.
그나마 '서영이'가 방송 2주차를 맞으면서 안정적으로 20%대 시청률을 지켜내고 있고 반등한 '착한 남자'가 서서히 입소문을 타면서 안방극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 과연 이제 인기 시동을 건 두 작품이 '넝쿨째 굴러온 당신' 혹은 '신사의 품격'에 버금갈 대박 드라마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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