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과 윤성효 감독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친 뒤 “스플릿 이후가 진짜 싸움”이라며 칼을 갈았다. 그러나 수원은 그 첫 판이었던 지난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2-1로 무릎을 꿇었다. 서울, 전북을 넘어 역전 우승을 정조준했던 수원으로선 상당히 실망스런 결과였다.
아직 13경기가 남아 있지만 포항전 패배로 22일 예정된 제주전의 중요성의 더 커졌다. 수원,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수원은 23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제주와 2012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32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물러설 수 없는 한 판이다. 만의 하나 또 한 번 패한다면 리그 우승은 사실상 멀어질 수 있다.

윤성효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수원은 지난 포항전과 비교해 더 공격적인 라인업을 꾸릴 것으로 예상된다.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서정진의 측면 활약이 관건인 가운데 A매치 이후 포항전에서 교체 출전하며 체력을 회복한 스테보 역시 선발 출전이 예상된다. 중원 역시 박태웅과 조지훈을 내세웠던 것과는 달리 박현범의 복귀가 점쳐진다. 베스트라인업을 가동해 반드시 승리를 노리겠다는 의도다.
사정이 급한 건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31라운드 전북과 홈경기서 1-0으로 패하며 9경기 무승(4무5패)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최악의 원정 성적(최근 11경기 4무7패)까지 고려하면 빅버드 원정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최우선 목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권(1~3위)을 따내기 위해선 반드시 수원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특히 제주는 부진이 장기간 계속되자 클럽하우스 입구에 '즉사필승(卽死必勝)'이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3월 홈경기서 종료 직전 터진 서동현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했던 기억과 7월 빅버드 원정 1-1 무승부 등 올 시즌 수원을 상대로 지지 않았다는 점도 자신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벼랑 끝에 몰린 수원과 제주의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 승리하는 팀은 반등의 기회를 얻을 수 있겠지만 패하는 팀은 순위 싸움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크다. 이 경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nomad7981@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