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우완 서재응(35)은 올 시즌도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2.82를 기록하고 있지만 시즌 성적은 7승 7패에 그치고 있다. 14번의 퀄리티스타트 가운데 5승에 그칠 정도로 타선 도움을 받지 못하는 중. 팀 타선이 조금만 도와줬다면 10승을 넘어 그 이상의 승리도 기대해 볼만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서재응의 승리는 '7'에서 그치고 있다.
그래서 KIA 선동렬 감독은 서재응을 두고 얼마 전 "시즌 준비를 참 잘 했다. 제구력과 변화구 모두 좋아졌는데 내년에도 충분히 올해와 같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칭찬을 하고는 "투수가 이만큼 던지면 10승은 해야 하는데 억세게 운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실상 시즌 10승 달성은 사실상 힘들어진 상황. 서재응은 이미 여러차례 '10승은 인생의 목표'라는 의지를 밝혀왔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생활을 통틀어 아직 10승을 거둔 적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던 2003년 9승을 거뒀고 2005년엔 8승을 따냈었다. 또한 한국으로 복귀해서는 2010년 9승, 2011년 8승을 올린 게 전부다.

게다가 서재응은 벌써 2경기 연속 불펜 방화로 승리를 날렸다. 그것도 모두 9회말 2사 후 일이 벌어졌다. 12일 광주 롯데전에선 7이닝 5피안타 무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서재응, 팀 타선도 1득점에 그쳐 박빙의 리드를 지킨 채 9회까지 갔다. 당시 마무리였던 최향남은 2사까지 잘 잡아놓은 뒤 연속안타를 허용, 결국 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서재응은 착잡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서재응의 불운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18일 광주 두산전에서 서재응은 7이닝 2피안타 무실점, 완벽한 피칭을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8회말 손영민이 1실점을 해 2-1로 앞선 채 9회말 수비에 돌입했다. 서재응으로선 바로 직전 경기의 악몽을 떠올릴 수밖에 없던 상황.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팀의 네 번째 투수 홍성민은 2아웃을 잘 잡아놓고 오재일에게 우월 솔로포를 두들겨 맞았다. 서재응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을 수밖에 없었다.
허무하게 날린 두 번의 승리, 서재응은 다시 시즌 8승에 도전한다. 23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질 넥센과의 경기 선발로 서재응은 나선다. 최근 서재응의 페이스는 나무랄 데 없다.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5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3경기 연속으로 7이닝을 소화, 이닝이터의 면모까지 뽐내는 중. 다만 넥센을 상대로는 좋지 않았다. 5경기에 나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5.87로 다소 부진했다.
동료들의 도움이 조금만 있었다면 10승 달성도 가능했을 올 시즌, 그래도 서재응은 화내는 법 없이 누구보다 앞서 팀 동료들을 격려하고 분위기를 띄운다. 여러차례 "괜찮다"는 말을 반복하고 팀 동료들에게 감사하는 법을 잊지 않는다. 고참 선수로서 팀 분위기 다지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 서재응은 23일 경기를 포함, 앞으로 3번 정도의 등판기회가 남아 있는데 모두 승리를 거둬야만 10승 달성이 가능하다. 데뷔 첫 2점대 평균자책점 달성을 앞두고 있는 서재응이 시즌 막판 작은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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