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에 비보가 날아들었다.
김호곤 감독은 23일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32라운드를 치르기 전 인터뷰서 "이재성이 부상으로 사실상 올 시즌을 마감했다"고 말문을 연 뒤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퉁퉁 부어 오른 상태다"고 씁쓸한 입맛을 다셨다.
부상을 입은 과정이 개운치 않았다.

이재성은 팀 동료 이근호와 함께 상주 상무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상주의 보이콧 문제가 불거진 후 경찰청에서 유혹의 손짓을 보냈다. 지난 19일 알 힐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앞둔 이재성과 이근호를 위해 당초 같은 날로 예정돼 있던 입단 테스트를 다음 날로 미뤄주겠다는 것.
상주 상무 입대가 불확실한 이재성과 이근호는 알 힐랄전을 마치고 서울행에 올라 새벽 3시께 서울에 당도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20일 오전 9시쯤 100m, 1500m, 연습 경기 등 모든 입단 테스트를 치렀다. 하지만 일이 벌어졌다. 경기를 마친 뒤 이재성 허벅지의 근육이 파열되면서 피가 찬 것. 신속한 응급처치가 필요했지만 그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김 감독은 "날벼락이다. 경찰청의 일처리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경기를 치른 바로 다음날 테스트를 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볼멘 소리를 냈다. 덧붙여 "상식 밖의 일이다. 자신들이 쓸 선수들이라면 보호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데..."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내달 4일 알 힐랄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치러야 하는 울산으로서는 골치가 아프다. 당장 뛸 수 있는 중앙 수비 자원이 곽태휘와 강민수가 전부이기 때문. 최성환을 수원에서 긴급히 수혈했지만 십자 인대 부상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결국 부산전에는 상주 상무에서 전역을 신고하고 복귀한 김치곤이 선발로 출전했다. 이근호는 챔피언스리그와 경찰청 입단테스트의 여독이 풀리지 않아 과감하게 명단에서 제외했다.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김 감독이지만 이래저래 고민만 늘고 있다.
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