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울산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의 여독과 이근호의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김호곤 감독이 지휘하는 울산 현대는 2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강민수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이날 울산은 최전방의 김신욱을 필두로 하피냐와 이승렬로 뒤를 받치게 했다. '주포' 이근호는 지난 19일 알 힐랄과 ACL 8강 1차전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다음날 경찰청의 입단 테스트를 치르는 강행군으로 휴식을 부여했다.

홈팀 울산은 경기 초반부터 부산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중동의 강호 알 힐랄을 꺾었던 기세에 최근 홈에서 부산전 4연승을 내달렸던 자신감도 있었다.
승점 3점을 절실했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채 승점56점으로 3위에 올라있던 울산은 1, 2위 서울(승점70), 전북(승점65)과 격차를 좁혀야 했고, 뒤로는 4, 5위 수원(승점56)과 포항(승점53)이 턱밑까지 추격을 해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다.
하지만 매경기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했던 이근호의 부재는 여실히 드러났다. 올 시즌 리그 27경기서 8골2도움을 올렸던 그의 빈 자리는 더없이 커보였다.
울산은 전반 내내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며 7개의 슈팅을 날렸지만 2개의 슈팅만을 골문으로 보내는 빈공에 그치며 부산의 질식 수비를 쉽사리 허물지 못했다.
이근호와 찰떡호흡을 선보이며 3경기 연속골을 기록하고 있던 하피냐는 전방에 자주 고립되는 모습을 보였고, 김신욱도 자신의 장기인 제공권을 살리지 못했다.
후반 30분이 지나고서는 알 힐랄전의 여독이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급격히 체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울산은 부산에 실점 위기를 노출하며 살얼음판 승부를 펼쳤다.
그나마 위안거리인 것은 이승렬이 이적 후 첫 골을 신고했다는 것. 이승렬은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5분 3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하고 있던 이용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깔끔하게 부산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적 후 K리그 5경기 만의 첫 골이었다.
울산은 오는 26일 선두 서울을 안방에서 맞이하고, 내달 4일에는 ACL 8강 2차전을 치르기 위해 알 힐랄 원정길에 나선다. 체력을 회복한 울산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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