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전성기다 이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 열심히, 또 성실하게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챔피언의 자리를 수성해낸 이재우(33, 두산)의 얼굴은 더없이 밝았다. 두산은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2 핸드볼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충남체육회에 22-27로 패하고도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1·2차전 합산 성적으로 최종우승자를 가리는 핸드볼코리아리그의 규정에 따라 1차전 26-19 승리, 2차전 22-28 패배로 골득실에서 앞서 왕좌를 수성한 것. 이로써 두산은 2009년 제1회 핸드볼코리아리그 우승 이후 단 한 번도 왕좌를 내주지 않고 4연패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살아있는 전설' 윤경신과 박중규가 팀을 떠나면서 두산은 선수층이 얇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남자부 최강자의 면모는 여전했다.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이재우였다. 이재우는 두산이 충남체육회의 맹공에 끌려가던 전반에만 7골을 터뜨리며 우승을 지키는데 일조하며 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MVP에 선정됐다.
경기 후 이재우는 "선수들이 빠지면서 약해졌다 소리 많이 들었다. 우리가 더 열심히해서 우승하면 기쁨이 2배가 될 수 있다고 선수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이 나오고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반에만 7골을 혼자 몰아넣은 이유에 대해서는 '최고참'으로서 책임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재우는 "초반에 우리가 약간 끌려갔다. 그래서 '내가 고참으로서 좀 해야겠구나'하고 생각했다"며 "스스로 좀 많이 던지고 욕심을 부린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손등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한 윤경민과 부상에서 회복한지 얼마 되지 않아 운동량이 부족한 정의경의 몫까지 해야한다는 책임감이 이재우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이재우는 "머리 속에 자꾸 7골이라는 생각이 있어서 경기를 어렵게 했던 것 같다"고 쑥스럽게 덧붙였다. 자꾸 소극적으로 플레이하게되고 안전하게 가고 싶어졌다는 것. 이상섭 감독은 이런 점을 우려해 "새로 하는 경기라고 생각하라"는 특명을 내렸지만 이재우는 "사람이 그렇게 잘 안되더라"며 웃었다.
올 시즌 출전하는 대회마다 MVP에 오르고 있는 이재우는 "원래 상복이 없었다. MVP도 이번에 처음 받았고 득점왕도 처음이었다. 무엇보다 최고참의 자리에서 우승하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며 감상을 밝혔다. 79년생인 이재우는 윤경민과 함께 현재 팀 내 최고참의 자리에 있다.
"제2의 전성기다 이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 열심히, 또 성실하게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는 이재우는 올 시즌 아시아선수권대회-동아시아 클럽선수권대회에 이어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까지 싹쓸이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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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