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완봉승은) 처음이다. 완봉승이 이런 거구나 싶다".
KIA 타이거즈 우완 서재응(35)이 3번의 도전 끝에 시즌 8승에 성공했다. 더불어 한국 프로야구 데뷔 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서재응은 23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로 등판, 9이닝동안 3피안타 3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완봉 역투를 펼쳤다. 투구수는 110개, 직구 최고 스피드는 138km에 지나지 않았지만 완벽한 제구력과 투심 패스트볼로 범타를 유도하는 지능적인 피칭으로 투구수 관리에 성공했다.

이날 서재응의 완봉이 더욱 값진 이유는 메이저리그를 포함, 첫 완봉승이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뉴욕 메츠 시절인 2005년 9월 10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8이닝 3실점으로 완투패를 당한 게 전부였다. 국내에서도 복귀 첫 해인 2008년 4월 8일 광주 SK전에서 8이닝 1실점을 한 게 종전 최다이닝 소화였고 완투 기록은 지난해 6월 30일 사직 롯데전에서 6이닝 4실점(3자책점)을 기록하고 우천으로 콜드게임이 선언돼 남은 완투패 기록 뿐이다.
더불어 이날 호투로 서재응은 6경기 연속 무실점, 5경기 선발등판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서재응은 지난달 16일 잠실 LG전 이후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35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역대 2위였던 송승준(32이닝)의 기록을 경신한 서재응은 선동렬 감독이 갖고 있는 선발 연속이닝 무실점(37이닝) 기록에 한 발 다가섰다.
경기가 끝난 뒤 서재응은 "지금까지 야구하면서 처음이다. 완투패는 있었다. 완봉승이 이런 거구나, 혼자서 끝까지 경기를 책임지는게 이런 마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격한 모습이었다.
이어 올 시즌 호투를 펼치고도 7이닝에서 끊는 것에 대해서도 말했다. 서재응은 "시즌 초 팔에 피로감이 있어서 코칭스태프에 7이닝만 던지겠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상하게 7이닝만 던지면 내용이 안 좋아서 교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호투의 비결에 대해서는 "무조건 연패 끊자는 생각에 등판했다. 이닝에는 연연하지 않았다"고 말한 서재응, 선발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에 대해선 "이제 감독님과 어깨 나란히 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위기도 있었다. 서재응은 6회 집중타를 맞으며 1사 1,3루 실점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서재응은 "하위타선이라 직구보다는 변화구를 던져 맞춰 잡고자 했다. 그런데 코스가 너무 정직하게 들어가 맞았다. 그래도 김상훈의 리드가 좋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서재응은 "최근 허리가 안 좋아 스피드가 떨어졌는데 오히려 힘빼고 던지는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 꼭 10승을 달성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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