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31년 역사상 최저 완봉승 시대 직면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24 10: 41

KIA 베테랑 투수 서재응이 지난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감격적인 데뷔 첫 완봉승을 따냈다. 서재응의 완봉승은 올해 리그 6번째 완봉승.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92.3%를 소화하며 잔여 41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6번째 완봉승이 나온 것이다.
프로야구가 31년 역사를 통틀어 최저 완봉승의 시대에 직면했다. 올해 491경기에서 완봉승은 서재응을 비롯해 윤석민(KIA)·쉐인 유먼(롯데)·브랜든 나이트(넥센)·노경은(두산)·이용찬(두산) 등 6명의 투수가 기록한 6차례가 전부다. 잔여 41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프로야구 역사 통틀어 가장 적은 완봉승이다. 완투를 한 투수의 숫자도 최저 타이 기록이다.
역대 최저 완봉승 시즌은 2005년이었다. 당시 유일하게 2완봉승을 거둔 신승현을 비롯해 이혜천·이승호·송진우·배영수·김진우 등 6명의 투수가 작성한 7차례 완봉승이 최저였다. 당시 페넌트레이스가 504경기 체제였지만 올해는 532경기 체제라는 점에서 6완봉승은 더욱 초라하게 느껴진다. 1986년 해태 선동렬과 1995년 OB 김상진은 한 시즌에 8완봉승을 작성했다.

프로야구 초창기였던 1980년대에는 총 304완봉승이 작성됐는데 9.0경기당 한 번꼴로 완봉승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투수 분업화가 시작된 1990년대 359완봉승이 나왔지만, 13.9경기당 한 번꼴로 빈도가 줄었다. 불펜 야구가 자리 잡은 2000년대 이후에는 완봉승이 134차례에 불과하며 50.5경기당 한 번꼴로 볼 수 있는 진귀한 기록이 되어버렸다.
완투형 투수가 사라진 게 가장 큰 이유다. 1980년대에는 선발투수가 마지막까지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2724경기 중 1462경기가 완투로 전체 비율이 53.7%로 무려 절반을 넘었다. 1990년대에도 4980경기 중에서 완투가 1331경기로 26.7%의 비율을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6763경기에서 완투는 382경기로 비율이 5.6%밖에 되지않는다. 17.7경기당 한 번꼴로 볼 수 있는 수준이다.
역대 최다 29완봉승과 함께 68차례 완투 경기를 펼친 KIA 선동렬 감독은 "과거에는 투수 한명이 다 던졌지만 지금은 투수들의 보직이 구분되어 그런지 몸을 사리는 경향이 있다"며 "예를 들어 한계 투구수를 100개가 아닌 150개를 목표로 몸을 만들면 9회까지도 던질 수 있다. 선발투수는 중간·마무리가 있기 때문에 5~6회까지만 책임지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전문성은 있지만 체력과 정신력은 떨어졌다. 5~6이닝만 던지고 나면 마치 자기 할 일은 다 했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올해 같은 경우는 리그 평균자책점(3.86)과 타율(0.259) 모두 최근 15시즌 중에서 2006년(3.58-0.255) 이후 두 번째로 낮은 투고타저 시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봉승이 31년 사상 가장 적다는 건 완투형 투수의 감소와 불펜 야구의 득세를 의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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