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이적 후 마수걸이 골을 신고한 '피터팬' 이승렬(23, 울산 현대)이 부활의 날갯짓을 펼칠수 있을까?.
울산 현대는 지난 23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32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서 이승렬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터진 강민수의 극적인 재차 동점골에 힘입어 2-2로 비겼다.
올 여름 감바 오사카에서 울산으로 임대이적한 이승렬은 K리그 5경기 출전 만에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기나긴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부활의 신호탄이었다.

이승렬은 지난 2010 남아공월드컵을 전후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2008년 서울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던 이승렬은 남아공월드컵이 열리던 해에 K리그서 28경기에 출전해 10골 6어시스트를 기록, K리그 정상급 공격수로 성장했다.
당시 21살의 어린 나이에 K리그를 주름잡던 이승렬은 허정무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김보경과 함께 대표팀 막내로 남아공 비행기에 오른 이승렬은 한국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신화의 일원이 됐다.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서 후반 42분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 유일한 출전이었지만 이승렬에게는 꿈과 같은 시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끝없는 내리막길을 걸으며 쓰디 쓴 좌절을 맛봤다. 마음 속에 꿈꿔왔던 월드컵 출전을 어린 나이에 이뤘기에 목표 의식이 사라졌다. 지난 2011년 19경기 1골의 부진을 거듭하며 몰리나와 최태욱 등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올 시즌 초에는 감바 오사카로 이적하며 부활을 꿈꿨지만 8경기 출전에 그쳤다.
하지만 울산과 김호곤 감독이 이승렬에게 부활의 손짓을 내밀었다. 이승렬은 "울산에 임대돼 경기에 꾸준히 나가는 것에 대해 감독님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 감독도 "이승렬의 경기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첫 경기보다 뛰는 양도 많아졌고,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오늘 득점으로 계속해서 팀에 활력소가 될 것이다"라고 굳은 신뢰감을 보였다.
이날 골과 함께 자신감도 얻었고, 일본에 진출했을 때보다 몸도 많이 올라왔다. "그간 마음에 들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였는데 포인트를 올려 만회를 한 것 같아 기쁘다"는 이승렬은 "일본에 갔을 때는 프로 생활을 하면서 최악의 몸상태였다. 당시를 0이라고 가정했을 때 지금은 7~8 정도까지 몸이 올라왔다"라며 "지금 몸이 계속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은 오는 26일 선두 서울을 안방에서 맞이하고, 내달 4일에는 ACL 8강 2차전을 치르기 위해 알 힐랄 원정길에 나선다. 서울은 K리그 선두 팀이자 친정 팀이고, 알 힐랄전은 4강행을 결정짓는 명운이 걸린 경기다.이승렬은 가장 중요한 2경기서 본격적인 시험 무대에 오른다.
"울산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준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다. 지금 나 스스로도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이승렬의 말처럼 부활의 날갯짓을 활짝 펼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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