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 4번타자 이대호(30)가 오카다 아키노부(55) 감독의 퇴진에 침통함을 드러냈다. 일본프로야구 데뷔 첫 해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믿음을 준 사령탑의 퇴진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이대호는 지난 23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원정경기가 우천 연기된 가운데 실내연습을 마친 뒤 일본 취재진으로부터 오카다 감독 퇴진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이에 이대호는 "정말로 죄송하다. 감독이 바뀌는 것은 그 정도로 팀이 약하다는 것"이라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대호에게 오카다 감독 특별한 사람이다. 시즌 종료 후 이대호의 영입을 구단에 요청한 오카다 감독은 지난해 12월6일 부산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도 바다 건너 참석했다. 현장의 최고 책임자가 선수의 해외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건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 당시 오카다 감독은 "이대호의 몸무게가 130kg가 넘는다고 들었는데 양복을 입어 그런지 말라보인다"는 농담으로 그에게 기대를 나타냈다.

이대호는 개막 3~4월 24경기에서 타율 2할3푼3리 2홈런 10타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큰 기대를 받고 온 외국인 타자가 개막 16경기 연속 무홈런에 그치며 우려를 샀지만, 오카다 감독은 흔들림 없이 그를 4번타자에서 빼지 않았다. 오카다 감독의 믿음과 배려 속에 적응기를 보낸 이대호는 5월부터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냈다. 오카다 감독의 믿음이 이대호의 적응에 큰 힘이 됐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냉정했다. 이대호는 풀타임 4번타자로 한 경기도 빠짐없이 개근하며 고군분투했지만 했지만, 팀은 무너질대로 무너지며 끝없는 추락를 거듭했다. 최근 10연패 굴욕을 당했고, 오카다 감독도 올 시즌을 끝으로 3년 계약 만료와 함께 팀을 떠나게 됐다. 이대호로서는 어려울 때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스승의 퇴진이 누구보다 가슴 아프고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한편, 오카다 감독의 퇴진과 함께 다카시로 노부히로 수석코치도 오릭스를 떠나기로 했다. 지난 2010년 1년간 한화의 종합코치로 몸담은 다카시로 코치는 지난해부터 2년간 수석코치로 오카다 감독을 보좌했으며 올해 이대호와도 함께 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