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주말드라마 '맛있는 인생'(극본 김정은, 연출 운군일)이 지난 23일 최종회를 방송하며 6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 했다. 네 딸의 삶에 등불이 되어준 아버지 신조(임채무)는 마지막까지 자식들에게 지극한 사랑을 보이며 뜨거운 부성애로 마지막 회를 훈훈하게 장식했다
이날 '맛있는 인생'에서는 암 투병 중이던 신조가 네 딸들의 응원 속에 수술을 무사히 받고 건강을 회복한 가운데, 승주(윤정희)와 정현(류현경), 주현(유다인), 미현(혜리)이 아버지의 가르침대로 씩씩하게 앞날을 개척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승주는 남편 재혁(유연석)과 결별했지만 유부남을 사랑했던 과거를 깨끗이 털어버리게 됐고, 이혼 1년 뒤에도 재혁을 여전히 가슴에 간직한 모습으로 재결합 가능성을 열었다. 신조의 입양딸인 셋째 주현은 아버지와 반목하며 가출하는 등 어긋난 반항을 이어오다 이날 자신의 장기인 도시락 가게를 여는 것으로 아버지와 완벽히 화해했다.
이처럼 ‘맛있는 인생’은 최종회에서 아버지와 화합하는 네 딸들의 모습을 그리며 가족드라마의 훈훈한 인상을 남겼지만, 그 과정이 평탄하진 않았다. 가족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자란 승주가 결혼한 유부남 인철(최원영)과 사랑에 빠지고, 훗날 인철의 처남과 결혼식을 올리는 등 다소 불편한 전개가 이어져 가족드라마의 본질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인철 아내의 그악스러운 태도와, 콧대 높은 시어머니의 언어폭력에 가까운 시집살이가 이어지며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이 다수 등장하며 아쉬움을 샀다.

이 같은 전개는 시청자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고, ‘맛있는 인생’은 줄곧 한 자리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들어 시청률이 반짝 상승하며 10%대 초반 기록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당초 기획된 50회로 종영되지 못하고 11회 차가 준 39회로 이날 최종 마무리됐다.
임채무, 윤정희, 최원영, 류현경, 정준 등 오랜 경력으로 안정적인 연기력을 펼치는 배우들이 대거 등장한 드라마로서는 시청률이 매우 아쉬웠던 상황. 그러나 이러한 와중에는 임채무는 딸들을 위해 희생하는 전형적인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을 감동 어리게 그려나가며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여기에 유연석, 유다은, 박윤재 등 신예 배우들이 펼친 풋풋한 연기력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한편, ‘맛있는 인생’ 후속으로는 SBS 새 주말드라마 ‘내 사랑 나비부인’이 내달 6일 첫 방송된다. ‘내 사랑 나비부인’은 톱탤런트 출신의 며느리가 시댁식구들과 어울려 살며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