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극이란 장르가 연기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드라마를 넘어 영화계에서도 몇 년 전부터 팩션 사극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사극은 신인이든 톱스타든 한 번은 거처야 할 통과 의례가 됐다.
최근 사극 첫 도전에 함께 성공을 거둔 배우는 이병헌과 차태현. 개봉 11일만에 32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광해 : 왕이 된 남자'에서 이병헌은 독살 위기에 놓인 광해군, 이 같은 광해군과 똑 닮은 천민 하선이란 1인 2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뽐낸다.
이병헌은 이 작품으로 브라운관에 불어닥친 '왕' 신드롬을 스크린까지 옮기는 데 성공했다. '광해' 역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뽐내는 이병헌의 모습은 여심도 사로잡았다.

차태현은 지난 8월 개봉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첫 사극에 출연했고 이 영화는 역대 사극 중 '왕의 남자'(1,230만), '최종병기 활'(747만)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어떤 연기든 자연스럽게 해낸다'라는 평을 듣는 차태현은 이 작품으로 '사극 역시 잘 어울린다'는 반응을 얻음과 동시에 다시한 번 친근한 매력으로 어필하는 흥행킹임을 입증했다.
충무로 대표 배우 박해일은 지난 해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최종병기 활'로 사극에 첫 출연함으로써 터닝 포인트를 맞았고, 이 영화에 함께 출연한 류승룡은 이 작품을 기반으로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중이다.
역대 흥행영화 2위에 오른 '도둑들'의 흥행 주역 이정재와 김헤수 역시 사극에 도전한다. 이들은 영화 '관상'에서 각각 수양대군, 기생 역으로 출연해 내년 상반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핫스타들 역시 주저없이 사극을 택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주지훈은 군 제대 후 첫 컴백작을 사극 '나는 왕이로소이다'로 택했고, 김동욱과 조여정 19금 사극 영화 '후궁 : 제왕의 첩'으로 연기력을 호평받았다.
브라운관까지가면 얘기가 훨씬 다양해진다. 유망주, 톱스타, 연기파 할 것 없이 사극은 명예이자 도전이 된다.
박유천(JYJ)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로 연기자의 초석을 다졌고, 김수현을 유망주에서 대세로 만든 것은 '해를 품은 달'이다.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의 세종으로 가장 화려한 브라운관 복귀식을 했고, 송중기는 이 작품으로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헜다는 평을 들었다. 앞으로 제작되는 새 드라마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는 김태희가 물망에 올랐다고 알려져 한 차례 화제를 모았다.
톱 여배우를 보유하고 있는 매니지먼트 관게자는 "사극은 한 번은 꼭 해야 할 도전으로 생각해 아껴두고 있는 중이다. 그 만큼 효과가 크고 가장 임팩트 있게 변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장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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