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과 불운의 선발투수, 각 부문 최고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9.25 06: 35

24일 문학과 대구에서는 불운한 두 명의 투수가 등판, 승리를 위해 역투를 펼쳤다. 우선 LG 선발 리즈는 올 시즌 가장 불운한 투수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이날 등판 전까지 선발로 22경기에 등판해 3승 10패를 거두고 있던 리즈, 하지만 선발 평균자책점은 3.52로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1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지만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직전 5경기에서 리즈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고 평균자책점도 1.80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돌아온 성적은 승리 없이 3패. 리즈만 마운드에 오르면 침묵을 지키는 타선이 문제였다. 잇따른 불운에 울상을 짓던 리즈는 24일 문학 SK전에서 6⅓이닝 1실점으로 팀의 5-3 승리를 이끌어 시즌 4승째를 거두는 감격을 누렸다. 지독한 불운과의 작별이었다.
반면 송승준은 시즌 8승을 목전에서 놓쳤다. 8월 이후 송승준은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58로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내고 있지만 정작 성적은 3승 2패다. 지난달 24일 사직 두산전과 31일 사직 LG전은 모두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승리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두 경기에서 팀 타선의 득점지원은 0점.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버리고 10승 달성을 위해 연일 역투를 펼치는 중인 송승준은 24일 대구 삼성전에서 다시 6⅓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타선은 단 1득점에 그쳤지만 삼성 타선을 8회까지 무실점으로 묶어 시즌 8승을 바라보던 상황. 그러나 9회말 박한이에 역전 끝내기타를 맞아 1-2로 역전패, 결국 송승준의 승리도 날아가고 말았다.
그렇다면 올해 가장 승운이 좋은 투수는 누구라고 볼 수 있을까. 선발투수가 최소한 자기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는 퀄리티스타트를 기준으로 봤을 때 15승을 거두고 있는 다승 공동선두인 삼성 장원삼을 일단 꼽을 수 있다. 올 시즌 12번 퀄리티스타트를 한 장원삼은 15승으로 그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12번의 퀄리티스타트 가운데 승리로 이어진 건 7승, 구원으로 1승을 거둔 걸 생각하면 장원삼은 6이닝 3실점의 요건을 채우지 못한 경기에서도 7번의 승리를 거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불운한 투수는 더 많이 꼽을 수 있다. 일단 한화 류현진은 올 시즌 25번의 등판에서 20번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2.8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8승(9패)에 그치고 있다.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된 8경기 가운데 6경기가 무실점 경기였는데 승리를 위해선 결국 점수를 내 주면 안되는 격이었다. 올해로 데뷔 7년째를 맞는 류현진은 이번에도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면 7년 연속 10승을 기록하게 된다. 이 기록은 이강철과 정민철만 보유하고 있는 대기록이다.
앞서 언급한 리즈 외에도 KIA 서재응도 불운의 '아이콘'이라 할 만하다. 올해 27경기에 등판, 8승 7패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한 서재응은 퀄리티스타트가 15회에 이른다. 심지어는 12일 광주 롯데전, 18일 광주 두산전은 승리투수 요건을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온 뒤 9회 2사 후 불펜 방화로 승리가 날아가는 아픔을 맛봤다. 결국 서재응은 23일 목동 넥센전에서 9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생애 첫 완봉승을 거두며 자기 힘으로 경기를 끝내 버린 끝에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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