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타', '나쁜남자' 흥행 넘지는 못했다 그러나..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9.25 07: 52

영화 '피에타'가 김기덕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지만, 그 의미는 숫자의 기록을 넘어선다. 특히 이번 영화 개봉 당시 김기덕 감독의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파격과 변화를 보여줬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피에타'는 24일 전국 1만 1960명의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51만 7704명. 이로써 지난 6일 개봉한 '피에타'는 개봉 19일만에 50만 고지를 넘어섰다.
당초 '피에타'가 한국 최초로 제 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김기덕 감독의 최고 흥행작인 '나쁜 남자'(70만여명)의 관객을 넘어설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아졌지만, 김 감독이 24일 "10월 3일에 상영을 종료한다"고 알림으로 추석 대목이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 70만 고지를 넘기는 힘들 듯 보인다.

하지만 '피에타'는 흥행을 넘는 의미를 지니며 2012년 하반기 영화계의 핫 이슈가 됐다.
우선 황금사자상을 수상함으로써 '문제아', '이단아'라 불리던 김기덕 감독은 국내 대중에게도 '거장'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제 '김기덕'이란 이름의 영화에 취향의 호불호는 갈릴지언정 무관심할 수만은 없다. 이런 그의 영화에 대한 관심은 관계자들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한층 뿌리깊게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영화로 김기덕 감독의 다른 행보도 눈에 띄었다. 김기덕 감독은 각종 무대인사 뿐 아니라 파격적인 예능 출연도 성사시키며 적극적으로 영화를 홍보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사실 '피에타'는 그냥 단순한 '작은영화'가 아니었다.
이에 대해 김기덕 감독은 "지면  인터뷰 보다 방송은 고스란히 (내 스스로가) 잘 전달되는 것 같더라"며 방송 출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어떤 프로그램이든 출연하면 김기덕은 김기덕이다. ‘강심장’의 경우, 녹화하면서 상처를 치료하는 시간처럼 저를 드러내고 녹화를 했다. 방송은 편집이 돼도 있는 그대로의 말을 전달하진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보다 솔직하게 대중에게 보이고 싶다는 욕망이다.
그런가하면 김기덕 감독의 폭탄 발언은 이번에도 계속됐다. "앞으로 내 영화를 국내 개봉하지 않겠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신의를 저버렸다는 후배감독에 대한 공개적인 일침도 서슴지 않던 그는 이번에는 거대 자본 영화들의 극장독점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해 화제를 모았다. 스스로 '피에타'를 극장에서 내릴 뜻을 밝히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은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다. 또 창작자의 영역이 좁아지고 투자자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감독들이 교체되고 있다"라며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개봉 28일째 4주차를 마지막으로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라는 바람을 덧붙였다.
그러나 흥행 면에서도 이미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개봉 10일 째에 접어들며 수익을 낸 것. 총 제작비 8억 5000만원(제작비 1억 5000만원, P&A비용 7억원)인 '피에타'의 손익분기점은 약 25만명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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