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가 '강제 진출'로 K-POP의 물결에 새로운 파동을 일으키고, 전세계에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한국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등 전에 볼 수 없던 '기염'이 자꾸 생기는 올해 연예계다. 특히 K-POP을 넘어 내년엔 한국배우, 감독들이 대거 글로벌 활약을 펼칠 예정이다. 내년 영화계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 배두나-'클라우드 아틀라스'

내년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대표 토종배우는 배두나다. 배두나의 할리우드 진출작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최근 제 37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공개되자마자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워너브라더스 배급으로 오는 10월 26일 개봉을 앞두고 있고 국내에는 2013년 1월 10일 개봉한다.
'매트릭스'의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향수'의 톰티크베어 감독이 공동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19세기부터 근 미래까지 약 500년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여섯 개의 스토리가 퍼즐 조각처럼 얽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작품으로 2004년 발간과 동시에 각종 문학상을 휩쓴 데이빗 미첼의 베스트 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
배두나는 극중 2144년 인간들의 폭력성에 맞서게 되는 클론 '손미-451' 캐릭터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소화해냈다. 배두나는 이번 토론토국제영화제 레드카펫 및 공식 스크리닝에서 앤디&라나 워쇼스키 감독과 톰티크베어 감독 이하 배두나, 톰 행크스, 휴 그랜트, 할 베리, 벤 위쇼, 휴고 위빙, 수잔 새런든, 짐 스터게스 등 총 13명의 배우가 참석, 자리를 빛냈다. 그녀의 파격 의상은 네티즌의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기도 했다.
◇ 이병헌-'지.아이.조2'
사극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니 놀라운(?) 점프다. 당초 올해 개봉 예정이었던 '지.아이.조2'는 내년 상반기, 아마도 3월쯤 개봉될 예정. 3D 컨버팅 작업이 개봉 연기의 공식 입장이다.
우리에게 가장 큰 관심거리는 배우 이병헌. 이병헌은 할리우드에 진출한 한국 배우 중 가장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9년 '지.아이.조'에 악역으로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액션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후 2편에서는 주연급이 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브루스 윌리스, 존 말코비치 등의 할리우드 스타들과 '레드2'에도 캐스팅 돼 그야말로 글로벌 스터로서 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 김지운-'라스트 스탠드'
스타 감독들은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는 내년 1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라스트 스탠드'는 미국과 멕시코 국경 지대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연방보안관이 멕시코로 도망간 마약 밀수업자를 쫓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를 전면에 내세워 할리우드 전형의 블록버스터 액션을 보여줄 예정이며 한국계 다니엘 헤니도 극중 슈왈제네거에 대항하는 동양인 갱스터 역으로 등장한다.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미국 뉴멕시코 농장 배경, 기관총과 총격전 등 서부영화로서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한국 최고의 비주얼리스트는 서부영화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까.
◇ 박찬욱-'스토커'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연출작 '스토커'는 내년 3월 1일 미국에서 공개된다.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에 해당하는 R등급.
'스토커'는 10대 소녀가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존재조차 몰랐던 괴상한 삼촌을 만나 벌어지는 사건을 담은 스릴러 영화. '프리즌 브레이크'로 국내에도 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배우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쓰고 니콜 키드먼, 미아 와시코우스카 등이 주연을 맡았다.
R등급은 그간 '복수는 나의 것' '올드보이' 등을 통해 잔혹한 폭력의 미학을 선보여왔던 박찬욱 감독이었던 만큼 이미 예상된 결과이기도 하다. 기에 그리 놀라운 등급은 아니다. '올드보이' '박쥐' 등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세계적으로 명성을 드높인 박찬욱 감독이 할리우드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주목된다.
◇ 봉준호-'설국열차'
내년 개봉하는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는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와 체코 등에서 촬영을 진행해 크랭크업했다. 영화는 1986년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프랑스의 동명 SF만화가 원작. 혹독한 추위가 닥친 지구에서 유일한 생존처인 설국열차를 무대로 삼아 박찬욱 감독이 제작하고 봉준호 감독이 연출해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무려 4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점, 송강호, 크리스 에반스, 틸다 스윈튼, 제이미 벨 등 다국적 배우와 다국적 스태프들과 함께 작업했다는 점,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점 등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필모그래피 뿐 아니라 한국영화계에 또 한 번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전망이다. 어떤 신세계를 보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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