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LG의 사정은 완전히 다르다. 2위 SK는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했다. 반면 LG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라는 양 팀 사령탑의 목소리는 같았다.
65승54패3무로 2위를 달리고 있는 SK는 2위 굳히기를 노린다. 공동 3위인 롯데와 두산과의 승차는 2.5경기다. 한 발 앞서 있는 건 분명하지만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 때문에 이만수(54)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전체는 아직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매 경기 총력전을 다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고 있는 이 감독은 “엄살이 아니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장 주말 두산과의 2연전을 싹쓸이했던 SK는 전날(24일) LG에게 3-5로 졌다. 앞으로의 일정도 쉽지는 않다. 하위권 팀인 넥센, 한화와 1경기씩이 남아있지만 이 감독은 “감독대행체제 이후 잘 나가고 있다”며 경계했다. 바짝 페이스를 올려 10월 5일과 6일로 잡혀 있는 문학 롯데전 이전에 2위 자리를 확정짓겠다는 속내다.

이 감독은 8연전이기 때문에 좀 더 멀리 내다보는 경기운영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4일 선발이었던 윤희상을 6이닝 만에 내린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6회까지 0-2로 뒤지던 SK는 윤희상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 3실점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완전히 내줬다. 윤희상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 감독은 “8연전이 아니었다면 윤희상을 7회까지 던지게 했겠지만 다음 경기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뺐다”라고 설명했다.
24일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시즌 진출이 완전히 좌절된 LG의 김기태(43) 감독은 다른 측면에서 시즌 막판에 접근하고 있다. 김 감독은 내년 구상에 대해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라고 하면서 “매 경기를 중요시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다. 내년 구상은 시즌이 끝난 뒤 생각할 일이다.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 감독의 의중은 자칫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는 시즌 막판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LG는 젊은 팀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아직 팀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도 많다. 하지만 팀 사정상 이들이 반드시 한 단계 더 성장할 필요가 있다. 내년을 향한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경쟁을 부추김으로써 전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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