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롯데야구는 지난해와 180도 달라졌다. 숙원으로 꼽히던 필승조 구축에 성공, 강력한 불펜야구를 펼치면서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반면 장타력은 크게 약화됐다는 평가다.
이는 홈런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롯데는 팀 홈런 111개로 8개 구단 가운데 1위에 올랐다. 올해는 25일 현재 71개의 팀 홈런으로 전체 4위, 현재 페이스대로 가면 올 시즌 75개의 팀 홈런을 기록하게 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지난해보다 홈런이 36개 줄어 32%의 감소가 예상된다.
투고타저 현상을 보이고 있는 올해 프로야구는 현재 전체 홈런수가 514개이다. 현재 페이스대로 간다고 가정하면 전체 545개의 홈런이 나오게 되는데 지난해 전체 홈런인 770개보다 29%가량 줄어든 수치다. 이를 감안할 때 롯데의 홈런 감소 폭은 리그 평균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작년 27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대호가 9개의 홈런을 친 박종윤으로 바뀐 점을 감안하면 홈런감소가 롯데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롯데의 홈런 감소폭은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득점감소는 심각하다. 작년 프로야구의 팀당 평균득점은 4.5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4.2점으로 0.3점 가량 감소했다. 반면 롯데의 작년 평균득점은 5.4점, 하지만 올해는 3.8점으로 1.6점이나 감소했다. 팀 타율은 2할6푼4리로 전체 2위지만 득점권 타율이 떨어졌고 홈런을 제외한 장타 역시 줄었다.
그래서 롯데에 더욱 절실한 것은 홈런이다. 예년과 달리 롯데는 올해 연타가 부족하고 득점권에서 약해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9월 들어 더욱 심각해졌는데 롯데의 9월 평균득점은 2.8점까지 떨어졌다. 결국 롯데가 가장 쉽게, 그리고 확실하게 점수를 올리는 방법은 누상에 주자를 채우는 게 아니라 홈런으로 단숨에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이는 홈런과 관련된 롯데의 통계를 확인해 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롯데가 치른 126경기 가운데 홈런이 나온 경기는 53경기다. 홈런이 나온 경기에서 롯데의 성적은 37승 14패 2무, 승률이 7할2푼5리에 이른다. 올해 팀 승률 5할2푼5리보다 승률이 무려 2할이나 높다.
이런 현상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건 부진에 빠진 9월이다. 9월 들어 롯데는 7연패에 한 번 빠지는 등 19경기에서 7승 11패 1무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홈런이 나온 경기만 보면 성적이 나쁘지 않다. 9월 롯데는 9경기에서 홈런을 기록했는데 6승 2패 1무, 승률 7할5푼을 찍었다. 부산 MBC 최효석 해설위원은 "결국 롯데는 홈런을 쳐야 이기는 팀이다. 타선 조직력이 약해진 롯데에 가장 필요한 건 홈런"이라고 짚었다.
앞으로 롯데는 정규시즌 7경기가 남아있다. 남은 경기에 따라서 롯데는 2위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엔 5위가 될 수도 있다. 더욱이 부상선수가 속출하며 타선을 꾸리는 데 더욱 힘들어졌다. 이럴 때일수록 홈런 한 방이 팀에는 청량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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