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FA' 정성훈·이진영, 내년에도 LG 유니폼?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26 10: 41

“둘 다 우리 팀에 남아줬으면 좋겠다.”
김기태 감독의 바람처럼 정성훈(32)과 이진영(32)은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을 것인가.
2008년 11월 20일 LG와 FA 계약을 체결한 정성훈과 이진영은 4년 동안 꾸준했다. 이전까지 LG는 여러 차례 FA 잔혹사를 겪었지만 이들은 각각 3루수와 우익수로서 그라운드의 코너를 지켰고 중심타선에서도 팀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그야말로 모범 FA 사례를 보인 것이다. 때문에 LG 구단은 김기태 감독의 요청 하에 시즌 종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 이들과 재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정성훈은 LG에서 첫 시즌이었던 2009시즌부터 2011시즌까지 매 시즌 110경기 이상을 출장했다. 2010시즌 타율 2할6푼3리 홈런 4개 38타점으로 부진했지만 2011시즌 홈런 10개 57타점으로 다시 일어났다. 수비에서도 한 시즌 최다 실책이 12개에 불과, 정성훈 영입 후 LG는 고질병이었던 3루수 수비와 공격을 모두 해결했다. 특히 올 시즌에는 팀의 4번 타자로 자리, 장타율 0.506을 마크하며 장타 본능까지 뽐내고 있다.
이진영도 2011시즌을 제외하면 LG에서 매 시즌 타율 3할 이상을 올렸다. 비록 홈런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고 외야수비 범위도 좁아지고 있지만 밀어치는 능력과 강한 어깨를 동반한 송구는 여전히 리그에서 손에 꼽힌다. 어느 타선에 놓아도 자기 몫을 해내며 분위기 메이커 역할에도 능하다. 실력과 리더십을 함께 갖추고 있어 팀 전체에 힘을 불어넣는다. 올 시즌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동안 결장했지만 타율 3할1푼3리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결국 이들이 팀을 이탈할 경우, LG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시즌 내내 꾸준히 2군 선수들을 콜업했지만 양적, 질적으로 탄탄한 야수진을 만들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불과 1년 전 14년 동안 팀을 지켰던 포수 조인성을 FA 이적으로 놓치며 고전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직 LG는 정성훈과 이진영의 뒤를 이을 선수를 키우지도, 찾지도 못한 상태다.
가장 큰 변수는 FA 시장 흐름이다. 매년 FA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는 16명의 FA 선수들이 총액 261억원의 거대 마켓을 열었다.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FA 신청자 수는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2013시즌 1군 진입 첫 해를 맞이하는 NC 다이노스가 시장의 큰 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FA 대어의 몸값은 폭등할 수 있다.
물론 LG 역시 전통적으로 FA 시장의 큰 손 중 하나다. 구단주의 야구 열정이 대단하고 모기업의 지원도 풍족하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LG는 FA 계약에서 옵션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다. 보통 옵션은 보너스의 개념으로 책정하지만 LG는 조금만 성적이 안 나와도 연봉이 줄어드는, 마이너스 조건을 걸었다.
예를 들어 통산 타율 3할 타자가 3할3푼 이상을 올리면 플러스 옵션을 받는 게 아닌, 3할 타율 이하를 기록하면 마이너스 옵션이 적용, 연봉이 줄어든다. 즉, 우선협상기간 LG가 정성훈과 이진영에게 제시할 계약서에 어떤 옵션을 넣느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다가오는 겨울 LG가 정성훈‧이진영 재계약을 놓고 타구단과의 머니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정성훈과 이진영은 어느 팀 유니폼을 입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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