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우완 김진우(29)가 모두에게 특별한 완투승을 거뒀다. 자신도 웃었고 4강 탈락에 시름이 많았던 동료들이나 선동렬 감독도 모처럼 얼굴이 활짝 피었다.
김진우는 25일 대구 삼성전에서 9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틀어막았다. 팀이 5-1로 완승을 거두면서 김진우는 시즌 9승째를 개인 시즌 첫 완투승으로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김진우는 2006년 후 6년 만에 시즌 두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뒀다. 뿐만 아니라 2005년 9월 13일 대전 한화전 이후 2569일 만에 완투승을 기록했다. 2007년 7월 임의탈퇴 등 먼 길을 돌아 돌아 다시 마운드 위에 선 김진우인 만큼 지난해말 그를 다시 믿어준 팀이나 그에게 모두 뜻깊은 승리다.

이날 최고구속 148km의 직구와 커브, 투심 패스트볼을 고루 활용한 김진우는 이날 6회까지 92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후로 더 밸런스가 좋아진 듯 이닝당 투구수를 더 줄이며 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김진우는 7회에서 9회 사이 안타 한 개만을 허용하며 더욱 위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총 투구수는 130개였다.
선동렬 KIA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김진우의 호투를 예견한듯 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 감독은 "김진우는 워낙 타고난 체격 조건이 좋다. 거기에 컨트롤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이제 확실히 정신을 차렸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김진우는 작년 선동렬 감독이 부임하자 "감독님의 모든 것을 빼앗고 싶다"면서 재기에 강한 의지를 보였고 선 감독도 "아낌없이 주겠다"는 답을 주었다. 두 사람의 교감은 7년만의 완투승이자 완벽한 부활로 빛을 발했다.
김진우는 지난 2000년대 초반 괴물 루키로 주목받던 시절의 실력을 고스란히 되찾은 듯 했다. 대신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던 어린 그는 없었다. 경기 초반 야수가 잇단 실책성 플레이를 해도 스스로 타자를 돌려세우고 위기를 넘긴 뒤 웃었다. 선 감독은 "김진우가 지금까지 계속 던졌다면 FA도 되고 잘 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노력하면 계속 더 나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우는 이날 9회 아웃카운트를 한 개 남겨두고 희생플라이를 내줘 완봉이 무산됐지만 본인의 의지로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우여곡절 끝에 2569일 만에 맛보는 완투에 대한 의미가 남다른 그다. 방황의 세월을 지나 뒤늦게 재출발선에 선 김진우는 자신의 손으로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자신의 완벽 복귀를 자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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