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종영①] ‘해운대’, 결국 김강우·조여정이 살렸다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09.26 08: 52

조금 심심한 드라마일 수도 있었던 ‘해운대 연인들’을 살린 건 배우 김강우와 조여정, 두 인공이었다. 김강우는 처음부터 날았고, 처음 사투리 논란으로 극 초반 얼어있었던 조여정은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며 성장함과 동시에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2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최종회는 이태성(김강우)이 고소라(조여정)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검사 직위를 내걸어 그를 무죄로 풀려나게 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채 소라는 아빠가 그렸던 해운대호텔의 ‘미래’를 그리며 16회를 마무리했다.
김강우는 극중 로얄 패밀리 엘리트 검사 이태성에서 기억을 잃은 차력사 남해로, 또 다시 조여정의 숙적이라고 할 수 있는 해운대 호텔의 후계자 양태성으로 변신해 팔색조 같은 매력을 선보이며 극을 이끌었다.

변화무쌍한 캐릭터로 분하는 만큼 표정 연기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섬세함을 보였던 김강우는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라는 평을 받으며 시청자를 ‘해운대 연인들’과 마주하게 한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기억을 잃었을 당시 포복절도 삼촌수산 생존기는 그의 장점을 드러내는데 적합했고, 결국 기억이 돌아옴에도 자신이 사랑한 여자가 누군지 정확히 아는 똑똑한 백마 탄 왕자가 되면서 여성들의 팬터시까지 채워주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채로운 감정변화를 느껴야하는 ‘단기 기억 상실’에 걸린 이태성 캐릭터를 온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천의 얼굴’을 가진 김강우 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이와 함께 여주인공 고소라 역을 맡은 조여정은 영화에서 승승장구 하다 브라운관으로 복귀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극 초반 사투리와 노출 등이 문제가 되며 마음고생을 했다.
하지만 조여정은 똑똑했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다시 연기를 시작했고 자신만의 사랑스러운 고소라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김강우와 연기 호흡은 최고였고,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과 뚝심 있는 부산 여자 고소라를 만들어내며 극 후반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각각 영화 ‘돈의 맛’과 ‘후궁’의 성공을 업고 ‘해운대 연인들’을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삼은 김강우와 조여정이기에 기대가 초반부터 몰렸던 것이 사실. 스크린에서 활약한 만큼의 성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결국 조금 진부하고 식상한 극을 살린건 김강우, 조여정 두 스크린 스타의 연기였다.
방송 후 시청자들 역시 두 사람의 연기력을 칭찬했다. 누리꾼은 “‘해운대 연인들’ 김강우, 조여정 때문에 봤다”, “조여정 사투리 논란 극복하고 연기 좋아진 것 같다. 다시 봤다”, “김강우는 정말 팔색조다. 덕분에 재밌게 봤다. 수고하셨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해운대 연인들’은 시청률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26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에 따르면 '해운대 연인들'의 마지막회는 전국 시청률 11.3%를 기록하며 MBC '골든타임’의 뒤를 이어 동시간대 2위의 기록으로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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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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