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아쉬움이 남는 해피엔딩이었지만, 모두가 다 각자의 인생을 찾았고 ‘해운대의 연인들’은 사랑을 찾았다. 당초 논란 속에서 표류할 뻔 했던 드라마였지만 선을 넘지 않고 완주하면서 볼 사람은 다 본 드라마가 됐다.
2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최종회는 이태성(김강우)이 고소라(조여정)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검사 직위를 내걸어 그를 무죄로 풀려나게 했고, 소라는 아빠가 그렸던 해운대호텔의 ‘미래’를 그리며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소라가 무죄로 풀려난 뒤 태성은 양만호의 아들이자 최대주주로서 해운대 호텔의 향방을 놓고 주주총회를 열었고 키다리아저씨 준혁(정석원)의 도움으로 소라의 엄마 박영숙이 등장, 소라에게 2%의 주식을 선물했다.

이에 세계적인 호텔체인 프레스티지로의 합병은 무산됐고, 해운대 호텔은 카지노를 없애고 지역의 명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서 주변인물들의 제 자리를 잡은 삶이 그려졌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을 각오로 어머니를 설득해 해운대 호텔을 소라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중추적인 역할을 한 준혁은 세나(남규리)와 횡단보도에서 마주하며 또 다른 로맨스를 알렸다. 이와 함께 삼촌수산 식구들 역시 제 삶을 찾아 일에 정진했고, 육탐희(김혜은)는 부채 앞에서 삼촌수산 옆에 꼼장어 가게를 열어 열혈 부산 아지매로 변신해 웃음을 자아냈다.
물론 태성은 소라에게 반지를 선물하며 ‘해운대 스타일’로 “내 아를 낳아도”라는 말로 프러포즈를 해 두 사람은 망설임 없고 결혼에 이르렀고, 무인도에 갇힌 상황에서도 결국 닭살스럽게 키스를 하며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당초 배우들의 부산 사투리 논란으로 뜨거웠던 ‘해운대 연인들’은 알고 보면 원수 집안의 아들과 딸의 로맨스를 궁극적으로 그린다는 점에서 식상함을 지울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 사실.
여기에 출생의 비밀이 있는 주인공 이태성이 기억을 잃고, 정혼자를 놓고도 원수 집안의 딸과 우연한 에피소드로 엮여 결혼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어안이 벙벙하게 만들었지만, 간과할 수 없는 ‘로맨스’의 힘과 사투리 논란을 극복한 배우들의 호연의 힘으로 선방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특히 부산 양대 조폭집안이 해운대 호텔을 놓고 격돌했지만 특별한 악역이라고 부를 캐릭터가 없었던 것처럼, 악랄하거나 악독한 캐릭터로 머리를 지끈거리지 않게 만들면서 코믹한 에피소드로 잔잔한 웃음을 선사해 누구나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됐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제대로 해낸 ‘해운대 연인들’은 그렇게 보는 사람은 계속 보게 만들며 ‘본 사람은 다 본’ 드라마가 될 수 있었다.
‘해운대 연인들’ 마지막 회 방송 후 시청자들은 “가족들과 웃으면서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였다”,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드라마였다. 해피엔딩이라 좋았다”, “김강우, 조여정 두 사람 연기 좋았다”, “드라마 보고 해운대 가고 싶어졌다” 등의 시청소감을 올렸다.
한편, ‘해운대 연인들’은 시청률로도 유종의 미를 거뒀다. 26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결과에 따르면 '해운대 연인들'의 마지막회는 전국 시청률 11.3%를 기록하며 MBC '골든타임’의 뒤를 이어 동시간대 2위의 기록으로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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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연인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