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의 두 친구 이제훈과 조정석이 '코미디'로 맞대결을 펼친다.
이제훈은 10월 3일 개봉하는 영화 '점쟁이들', 조정석은 10월 개봉하는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를 통해서다. '건축학개론'에서 사랑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며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누던 이들이 본격 코믹물에서 펼치는 변신이 돋보이는 상황.
신정원 감독의 엇박 코미디가 살아있는 코믹 호러물 '점쟁이들'은 전국 팔도에서 엄선된 초인적인 능력의 소유자 점쟁이들이 신들린 마을 울진리에서 수십년간 되풀이 되고 있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신정원 감독의 전작 '시실리 2km', '차우'를 보며 이 기운충만한 B급 감성에 반했던 관객이라면 '점쟁이들'을 손꼽아 기다리거나 적어도 꾸준히 관심을 가졌을 법 하다. 더욱이 충무로 블루칩 이제훈의 코믹 변신이 호기심을 더한다.
'건축학개론'에서 첫사랑 수지만을 바라보던 순정남 이제훈은 극중 안아주고 싶은 잘난척 대마왕으로 변신했다. '박사'로 불리는 공학하는 점쟁이 석현을 연기하는 그는 '자뻑'기질이 다분하지만 연약한 속내를 가진 엘리트 점쟁이로 웃음을 선사한다. '파수꾼', '고지전', '건축학개론',' '패션왕'의 캐릭터들에서는 볼 수 없던 시크함과 코믹함이 마구 뒤섞인 모습이 묘한 매력을 자아낸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역으로 많은 관객들을 웃음짓게 했던 조정석은 이번에는 좀 더 강력한 코믹이다.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은 외모도 스펙도 부족한 평균 미만의 남자 대오가 연애 민주화를 위해 혁명 투사로 변신하는 코미디물. 사실 '건축학개론'에 앞선 조정석의 첫 영화다.
올 상반기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더킹 투하츠'로 주가를 높인 배우 조정석은 극중 1980년대 완벽한 '스펙'을 갖춘 80년대 최고의 킹카 대학생이 되어 돌아온다. 조정석이 분한 영민은 외모와 지성, 노래와 기타 실력까지 갖췄다. 화투로 만든 기타 피크를 행운의 부적처럼 지니고 다니는 자칭 '민중가요계의 조용필'로 뛰어난 노래 실력과 기타 연주 실력을 지닌 인물이다.
영민은 귀티 나는 하얀 얼굴과 몸에 딱 붙은 꽃무늬 셔츠에 스키니한 바지를 소화해내는 남다른 패션 센스로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패셔니스타. 뿐만 아니라 어려운 정치, 사회 용어들을 줄줄 꿰고, 자신이 믿는 바를 당당히 주장하는 지성미까지 갖추고 있다. 말 그대로 완벽한 스펙을 지닌 영민은 모든 면에서 평균 미만인 대오(김인권)와 예린(유다인)을 두고 묘한 삼각 구도를 형성하기도 한다. 코미디 연기부터 멜로 연기까지 모두 가능한 조정석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극중 노래 실력까지 선보인다.
그런가하면 이 영화의 주연배우 김인권은 후배 조정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했다. 김인권은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를 시작할 때 무명이었던 조정석이 불과 두 달 뒤에 큰 인기를 얻었다. 이 영화를 떠날 줄 알았는데 의리를 지켜줬다"라며 "사석에서 내가 조정석에게 '내가 너 같이 생겼으면 벌써 떴다'고 타박했는데 조정식이 납뜩이 역으로 인기를 얻어버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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