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골든타임'이 '골든타임스러운' 결말을 시청자들에게 안기며 종영을 맞았다.
25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반전 결말이나, 드라마틱한 해피엔딩 또는 새드엔딩 대신 골든타임의 시간을 이기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간 환자들의 소소한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지난 8월 초 첫방송을 시작한 '골든타임'은 화려하고 완벽한 캐릭터 대신 어수룩하고 부족한 캐릭터들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끌어냈다.

응급실에서만큼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는 최인혁(이성민)도 인간관계에서는 어수룩한 모습을 선사하고, 주인공 민우(이선균)는 처음부터 '찌찔한 인턴'이라는 별명을 달고 등장했다.
병원 이사장 손녀라는 가장 화려한 배경을 가지고 있는 재인(황정음)도 양다리 걸친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공개적인 망신을 당하는 캐릭터였으며, 평소 모습 역시 재벌녀와는 거리가 멀다.
일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한 은아(송선미) 역시 자신의 마음은 확실하게 알지 못해 캐나다로 가자는 약혼자와 병원일을 두고 고민에 빠진다.
이들 주요 캐릭터 외에도 자신의 이해 관계를 환자의 목숨 앞에 두는 각 과 과장들, 어디서나 있을 법한 민우와 재인의 인턴 동료들, 과장의 눈치를 최우선으로 살피는 레지던트 등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또는 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캐릭터들이 시청자들 웃기고 울렸다.
그들을 연기한 배우들은 모두 부산이라는 배경에, 사투리를 써야함에도 누구 하나 어색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며, 극에 리얼리티를 부여했다. 해운대 세중병원에 가면 진짜 민우와 은아, 인혁 같은 의사들이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던져준 것.
이들의 모습을 통해 각박한 현실을 보여준 '골든타임'은 하지만 그 속에 희망의 메세지를 담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최인혁이라는 인간적인 멘토가 민우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시청자들에게 들려주는 멘토링이었으며, 선택의 순간 금녀가 손녀 재인에게 들려주는 메세지 역시 우리가 삶에서 고민해왔던 문제들이었다.
"답을 정해놓고 방법을 찾지 마라" "완벽한 상황은 없다. 상황이 닥쳤을 때 할 수 있느냐 없느냐 선택의 문제다" 등의 명대사로 시청자들의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또한 외상의학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면서도 예산을 줄이는 국가, 변화를 싫어하는 요지부동 관공서 등 불합리한 사회 제도 속에도 절충안을 찾아내려고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골든타임'이 폭발적인 시청률을 아니었지만, 수많은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따뜻한 메세지들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달동안 월화 안방은 '골든타임'으로 인해 즐거울 수 있었다. 시청자들 다시 한번 웃음과 감동으로 몰아넣을 '골든타임'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시즌2의 소식이 빨리 들려오길 기대해 본다.
bonb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