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알고 있는가. 제임스 본드가 결혼을 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007' 시리즈의 마니아라면 알 수도 있는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마 '정말? 누구랑?' 등의 반응을 보일 만한 소식일 것이다.
'007' 시리즈 탄생 50주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인사아트센터에서 진행되는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에서는 제임스 본드가 웨딩마치를 올렸던 당시의 장면부터 '007'의 탄생, 그리고 역대 제임스 본드의 얼굴까지 5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온 '007'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그동안 알지 못했던 제임스 본드의 역사와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들, 영화를 보면서 놓쳤던 재밌는 부분까지 제임스 본드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파헤칠 수 있어 '007' 시리즈 마니아 뿐만 아니라 영화를 즐기는 영화 팬들에게도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귀에 익숙한 '007' 시리즈의 유명 주제가가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전시회장에 발을 들여놓으면 뭐니뭐니해도 가장 먼저 눈을 사로잡는 것은 '007' 시리즈 전편의 오리지널 포스터들. '007 살인번호'부터 오는 10월 개봉을 앞둔 '007 스카이폴'까지의 포스터들이 전시회장의 한 면을 가득 메우고 있어 '007'의 역사를 느끼게 한다.
화려하면서도 개봉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이 포스터들에서 눈을 돌리면 '007'의 주옥같온 명장면·명대사가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내 이름은 본드, 제임스 본드야"라는 '007'의 명대사가 탄생한 이유부터 시리즈를 통틀어 딱 한 번 결혼을 올린 제임스 본드의 신부까지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 수 있어 흥미를 자극한다.
살짝 이야기를 전하자면 제임스 본드가 결혼을 했던 것은 1969년작 '007 여왕 폐하 대작전'. 당시 배우 조지 라젠비가 제임스 본드 역을 맡았던 '007 여왕 폐하 대작전'에서 제임스 본드는 작전 수행 중 만난 트레이시라는 여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혼까지 이르게 되지만 신혼여행 중 악당 브로펠드의 공격으로 트레이시는 죽고 만다.

트레이시와 함께 행복하게 미소짓고 있는 제임스 본드의 모습을 이번 전시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M의 비서이자 제임스 본드에게 늘상 추파를 던지는 머니페니가 제임스 본드 결혼에 낙심, 울고 있는 모습까지 덤으로 확인할 수 있어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007' 시리즈 전편의 포스터들 그리고 '007'의 명장면·명대사와 더불어 역대 가장 인기가 많았던 악당들, 제임스 본드하면 함께 떠오르는 역대 본드걸들, 그리고 제임스 본드가 수행했던 임무들까지 50년 역사를 총망라한 사진들이 빼곡하게 전시돼 있어 '007' 시리즈를 보지 않았던 이들도 쉽게 시리즈 전편을 이해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전시회장 곳곳에 놓여있는 사물들도 놓쳐서는 안된다. '007' 전시회에 왜 뜬금없는 거미 인형과 모자 등이 놓여있나 의문을 가지다보면 자연스레 그것들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 채주희 씨는 OSEN과의 만남에서 "중장년들에게는 향수를,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제임스 본드, '007'이 이랬구나'를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각각의 콘셉트를 나눠 50년의 '007'를 만나볼 수 있게 했다"라며 "전시회를 방문하시는 관람객분들이 단순히 훑어보시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전시를 관람하며 몰랐던 '007'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고 기획 의도와 의미를 전했다.
한편 '007 제임스 본드 50주년 특별전'은 오늘(26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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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