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사극 '대풍수', 희망 찾는 도사들이 온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2.09.26 17: 58

블록버스터 사극 한 편이 안방극장에 찾아온다. SBS가 제작비 200억 원을 투입해 만드는 새 수목드라마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가 그 주인공이다.
‘대풍수’는 고려말 조선초 왕조교체기를 배경으로 조선 건국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재조명하는 드라마다. 조선이 건국되는 과정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도사들의 활약을 흥미진진하게 다룰 예정이다. 배우 지성과 송창의, 지진희, 김소연, 이윤지, 조민기, 이승연, 오현경 등이 출연한다.
26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이용석PD는 입을 모아 ‘대풍수’는 자미원국(길한 터)을 찾아 희망을 이야기 하는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과학이 발달하기 전 풍수지리로 자연과 대화하며, 자연에 순응하고 도전하는 이야기를 통해 대의를 꿈꾸는 영웅들과 이들의 숨겨진 나약함을 주목해 담아낸다. 

가장 선두에 서는 건 주인공 지상 역을 맡은 배우 지성이다. 지상은 당대 최고의 명리·지리·관상학자로 조선 개국의 정당성을 믿고 이성계를 도와 건국의 불씨를 붙이는 인물이다. 지성은 “누군가를 보좌하고 힘이 되어주는 역할이라는 게 매력적이었다. 그런 배려심이나 사람들 및 대의를 사랑하고 지킬 줄 아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기대감과 존중함이 있다. 이 캐릭터를 통해 내 인생에서 느낄 수 있을 게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성과 맞서는 캐릭터는 왕족을 위한 이론적 풍수지식을 익힌 정근 역할이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 송창의는 데뷔 이후 최초의 악역 캐릭터에 도전하며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정근은 권력자의 자리에서 힘을 이용해 가지고 싶은 걸 갖고, 그것이 악인 줄 모르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지상과는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비롯해 출생의 비밀도 얽혀 있는 인물로 송창의는 “내가 정근을 이해했을 때 시청자들에게 악하지만 안타까움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캐릭터에 대한 연민을 드러냈다.
조선건국의 주역인 이성계 캐릭터는 이번 ‘대풍수’에서 여타 드라마와는 다소 다르게 그려진다. 그는 기생들과 시시덕거리며 음담해설을 주고받는 인물. 장비 같은 우락부락함은 있지만 정치력은 없는 무장으로 그려지며, 고려인의 시각으로 왕조를 뒤집으려 했던 무뢰배라는 게 ‘대풍수’ 속 모습이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 지진희는 이 같은 색다른 캐릭터에서 매력을 느껴 출연을 자청한 사실을 밝혔다. 그는 “이번 이성계를 연기하는 것이 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왕조가 바뀌는 격정의 역사가 펼쳐지지만 사랑도 존재한다. 약초에 대한 해박과 지식과 호기심을 가진 해인은 왕후의 사주를 타고 났으나 왕이 아닌 풍수지리가 지상을 사랑하게 되는 여인이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 김소연은 이번 ‘대풍수’를 통해 사극에 발을 들여놓게 된 케이스. 주로 세련되고 차가운 인물을 연기했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밝고 해맑은 연기를 선보이며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게 된다.
또 다른 여성 캐릭터는 반야를 연기하는 배우 이윤지는 김소연과는 반대로 이번 ‘대풍수’를 통해 기존의 이미지를 버리고 질곡 같은 운명의 여장부로 변신한다. 반야는 원나라에 끌려간 공녀의 딸로 지상(지성)과 사랑했지만 힘을 기르기 위해 공민왕의 아들을 낳는 욕망의 화신 같은 인물이다. 이윤지는 어렵사리 반야 역을 수락했음을 밝히며 “힘든 과정을 피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 힘듦이 진짜로 시청자에게 전달될 수 있다면, 행복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보다 더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의지를 다졌다.
이 외에도 무자비한 약육강식의 권력가로 이성계와 대립하게 될 이인임(조민기), 권력의 화신으로 이인임의 내연녀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수련개(오현경), 고려에 대한 충성심으로 연약한 성품을 딛고 풍수의 비밀을 지켜내는 영지(이승연) 등이 ‘대풍수’ 이야기 줄기를 풍성하게 만든다.
‘대풍수’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후속으로 오는 10월 10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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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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