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5위 수성 방해하는 '허술 플레이'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9.27 07: 15

"'어차피 내년이 목표니까' 하는 생각이 어리석었다".
넥센 히어로즈의 '핵잠수함' 김병현(33)은 지난 20일 목동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거뒀다. 올 시즌 10번의 선발 등판에서 뒤늦은 3승 신고였다. 김병현은 경기 후 올해 절박한 느낌이 덜했던 게 부진의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김병현은 이날 "나뿐만 아니라 팀원들이 우리 팀 목표는 어차피 내년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후반기에 잡을 수 있는 몇 경기를 놓치고 성적이 떨어졌다. 그런 생각이 굉장히 어리석은 것인데 나부터 그랬다"며 팀의 후반기 하락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넥센은 전반기를 40승2무36패 3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추락을 거듭하며 125경기를 치른 지난 26일 기준 58승2무65패를 기록하고 있다. 26일 5위 넥센이 SK에 패한 반면 넥센과 승차는 같은 6위였던 KIA가 삼성을 꺾으면서 넥센은 다시 6위로 떨어졌다.
사실상 가을 야구가 멀어진 넥센은 5위 수성을 시즌 목표로 하고 있다. 최종 5위는 2008년 히어로즈 창단 후 최고 순위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3계단 오른 5위라면 롤러코스터 같았던 올 시즌을 그나마 보람차게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넥센의 플레이를 보면 시즌초의 절박함이 줄었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26일 목동 SK전에서 넥센은 몇 번의 본헤드 플레이와 수비 실책을 저질렀다. 1회와 9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안타가 나왔지만 홈런 한 방을 제외하면 제대로 점수와 연결되지 못했다.
매 이닝 주자가 도루 실패, 병살타 등으로 사라졌다. 서건창은 6회 1루서 2루 도루를 시도하면서 타임 상황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2루 도착 전 어중간하게 서있다가 태그아웃됐다. 거기에 몇 번의 아쉬운 수비는 7이닝 3실점(2자책)을 기록한 선발 브랜든 나이트에게 시즌 4패를 안겼다.
평소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아쉬운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는 김성갑 넥센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 후 "집중력 싸움에서 졌다. 선수들은 작은 플레이 하나라도 쉽게 봐서는 안된다"고 따끔한 질책을 가했다.
이미 4강이 좌절된 팀을 바라보는 팬들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은 것이 팬들의 바람이다. 만약 넥센이 내년만을 기대하고 올 시즌을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팀과 함께 할 팬들은 내년에 없을지도 모른다.
autumnbb@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