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기대케 하는 2년차 시즌이다.
한화 2년차 좌완 투수 유창식(20)이 시즌 막판 안정감을 과시하며 앞날을 밝게 비추고 있다. 유창식은 지난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6⅓이닝 9피안타 2볼넷 1탈삼진 3실점 역투로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했다. 지난 20일 잠실 LG전 6이닝 1실점에 이어 데뷔 첫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한 것이다.
유창식은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계약금 7억원을 받으며 화려하게 입단했다. 그러나 첫 해에는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고교 시절 무리한 여파로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26경기에서 1승3패1홀드 평균자책점 6.69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마무리훈련부터 스프링캠프를 부상없이 온전하게 소화하며 몸을 만들었다. 충분한 준비와 함께 시즌을 치르며 조금씩 1순위의 잠재력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26경기에서 6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 4.83. 기록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지난해보다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볼 스피드가 빨라지며 타자들을 윽박 지르는 힘이 생겼다. 고교 시절 유창식은 140km 중후반 강속구가 강점이었는데 2년차가 된 올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스스로도 "스피드는 고교 시절 만큼은 아니지만 만족할 만큼 회복했다"고 다. 올해 유창식의 직구 평균 구속 141.2km로 지난해 139.1km보다 2km 더 빨라졌다.
선발로 15경기 이상 나오며 유창식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로는 류현진(한화·143.5km) 강윤구(넥센·141.6km) 김광현(SK·141.5km) 등 3명밖에 되지 않는다. 리그에 몇 안 되는 좌완 강속구 투수로 유창식이 갖고 있는 희소성이 있는 것이다.
아쉬움이라면 들쭉날쭉한 컨트롤이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77개의 볼넷을 주고 있다. 그는 "제구가 안 된다. 볼넷 1위 아닌가. 제구를 보완하고 싶다"고 말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볼넷을 주지 말고 가운데로 막 던져라"는 조언을 한다. 제구되는 날 유창식의 빠른 공은 공략하기 어렵다. 26일 두산전의 경우 우타자 바깥쪽, 좌타자 몸쪽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위력이 배가 됐다.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은 "유창식은 우리 한화의 미래다. 앞으로도 해야 할 몫이 많다"고 힘을 실어줬다. 유창식은 "올해 마무리 잘해서 내년에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힘줘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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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