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멘탈甲으로 변신했다. 승부욕이 경기서는 드러났고 완벽한 결과를 얻어내며 정신적 성숙도 드러냈다.
26일 수원과 경기를 마친 이동국은 "2009년부터 최강희 감독님과 함께 했다. 감독님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자신의 잘못으로 스승에게 누를 끼쳤다고 말했다.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이란과 원정경기에 나서는 대표팀 명단서 빠진 이동국은 굳은 다짐을 통해 경기에 임했다. 그의 다짐은 경기서 그대로 드러났다. 이동국은 선제골과 역전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또 이날 2골을 추가해 132골로 프로축구 개인통산 최다골을 작성했다.

풀타임 출전한 이동국의 경기력은 최근 보여준 모습과는 달랐다. 그만큼 집중력이 강했다. 스스로 자포자기 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발전된 경기를 펼치기 위한 노력을 했다. 이동국의 노력에 대해서는 이흥실 전부 감독대행도 걱정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에 대한 미안한과 이흥실 감독대행에 대한 의무감은 경기서 드러났고, 또 경기를 마친 뒤에도 그의 이야기서 증명됐다.
이날 전반 33분 터진 두번째 골은 이동국에게 먼저 기회가 왔다. 김정우가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전북은 다시 리드를 잡게 된 것. 상대진영 왼쪽을 돌파한 에닝요가 문전에 있던 이동국에게 낮게 연결했다. 그러나 에닝요의 패스는 심하게 요동치면서 정상적으로 찰 수 없었다. 결국 이동국은 슈팅을 만들지 못했고 오히려 볼은 그의 몸에 맞고 뒤로 흘렀다.

문전으로 달려들던 김정우가 강력한 슈팅을 시도했고 수원 수비수 보스나가 왼손으로 막아내며 페널티킥 판정이 나왔다. 결국 이동국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팀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를 마친 뒤 이동국은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에닝요의 패스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뱅글뱅글 돌면서 정확히 차기에 어려웠다"면서 "그러나 오히려 잘됐다. 내가 넣지 못했다면 페널티킥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 또 보스나의 퇴장도 나오지 않았는가. 오히려 '일타쌍피'인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대표팀 탈락이라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동국은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묻는 질문에도 농담을 건네면서 부담이 전혀 없음을 강조했다. '일타쌍피'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어느 때보다 크다. 소위 '멘탈甲'으로 변신하는 '라이언킹'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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