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가 밝힌 140개 투구의 각별한 의미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9.27 21: 17

완투패의 아쉬움은 없었다.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킬 수 있다는 게 큰 행복이기에.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1. 삼성)가 26일 대구 KIA전서 투혼을 발휘했다. 배영수는 9회까지 140개의 공을 던지며 3실점(5피안타(2피홈런) 4볼넷 6탈삼진) 역투를 뽐냈다.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조영훈(KIA)에게 홈런 두 방을 허용하는 바람에 8패째를 당했지만 승리 못지 않은 값진 소득을 얻은 등판이었다.
배영수는 26일 경기 후 "오랜만에 짜릿한 승부를 펼쳤다. 정말 재미있었다"고 등판 소감을 전했다. KIA 선발 윤석민과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던 그는 "둘 다 실점하지 않으려고 버티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연찮게 홈런 두 방을 맞았는데 이런 경기일수록 홈런을 조심해야 한다는 걸 잘 알지만 (조)영훈이에게 (홈런을) 맞아 기분이 나쁘진 않다"고 대답했다.
윤석민은 9회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데뷔 첫 노히트노런 달성이 무산됐다. 배영수는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 연장 10회까지 노히트노런으로 막아냈다. 11회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바람에 비공인 노히트노런으로 빛이 바랬지만 당시의 활약은 8년이 흐른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그는 "내가 9회 무실점으로 막았다면 석민이도 더욱 집중해 노히트노런을 달성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모처럼 투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두 선수 모두 끝까지 잘 던졌다. 이런 경기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국보급 투수 출신 선동렬 KIA 감독은 배영수와 윤석민의 명품 승부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이에 배영수는 "선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신 게 정말이냐"며 "감독님께서 그런 말씀을 거의 안 하시는데 인정받은 것 같다"고 웃었다.
2007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이후 첫 완투. 인고의 과정을 거쳐 마운드에 돌아온 그였기에 140개 투구의 의미는 더욱 컸다. "9회까지 던졌다는데 의미를 두고 싶다. 그만큼 몸상태가 좋아졌다는 의미 아닐까. 내가 졌지만 후배 석민이가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많이 배웠다. 거기에 만족한다". 마지막으로 배영수는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남은 기간동안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빼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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