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한화. 가장 우선적으로 보강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한두 군데가 아니지만 가장 시급한 건 타선이다.
한화는 지난 26일 잠실 두산전에서 0-3 영봉패를 당했다. 두산 선발 노경은에게 산발 3안타 1볼넷 무득점으로 완벽하게 묶였다. 노경은의 후반기 놀라운 페이스를 감안하면 한화의 영봉패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이날 경기로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11번째 영봉패의 쓴잔을 들이켰다.
두산과 넥센도 11차례 영봉패로 한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1득점 경기도 18경기나 된다. 1득점 이하가 29경기로 리그 최다에서 가장 많다. 에이스급 투수들이 많이 상대한 것이 한 이유이지만 그것도 상대에게 '타선이 약한 팀'으로 약점이 잡혔기 때문이다. 투수들이 아무리 잘던져도 득점을 내지 못하면 이길 수 없는 게 야구다. 올 한해 한화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으며 타선의 강화가 큰 숙제로 떠올랐다.

한화는 팀 타율 7위(0.252) 장타율 6위(0.356) 홈런 5위(71개)에 그쳤다. 출루율은 3위(0.339)에 올라있지만 홈으로 불러들인 주자는 많지 안았다. 경기당 평균 득점도 3.91점으로 롯데(3.85점)에 이어 뒤에서 두 번째.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팀 타율은 6위-7위-8위-7위-8위-7위로 매번 하위권에 머물 정도로 고질적인 문제다.
올해 김태균이 돌아오고, 오선진이 성장했으나 전체적인 타선의 힘은 여전히 약했다. 지난해 인상적인 활약을 한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의 공백을 메울 만한 파괴력있는 클리치 히터가 없었고, 전체적인 타선의 연결력도 떨어졌다. 최진행이 5~6월 맹활약 이후 뒷걸음질쳤고, 이대수를 제외한 하위타순은 상대에 쉼터였다.
마운드에서는 김혁민을 비롯해 유창식·송창식·안승민 등 20대 투수들이 선발·중간·마무리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타선에는 오선진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성장 선수가 없다. 포수 정범모, 유격수 하주석은 타격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타격 1위 김태균을 빼면 3할 타자가 없고, 2할8푼 이상 타자도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최승환(0.283) 한 명 뿐이다.
내년 시즌 기대할 수 있는 예비 전력은 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내야수 김태완과 외야수 정현석이다. 공익근무로 복무한 김태완은 실전 감각이 변수이지만 꾸준한 개인훈련으로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한다. 스스로도 복귀에 큰 기대감을 나타낼 정도로 의욕도 충만하다. 경찰청에서 복무한 정현석은 올해 2군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3할6푼8리(1위) 10홈런(4위) 69타점(3위)으로 맹활약했다.
한화는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에서 적극적으로 뛰는 야구로 돌파구를 찾고있지만, 여전히 득점력은 떨어진다. 기본적으로 잘 치고 멀리 칠 수 있는 타자들이 필요하다. 한화의 리빌딩도 오랜 숙제가 되고 있는 타선 강화 없이는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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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