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윤성효 감독은 26일 전주에서 열린 K리그 33라운드 전북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피했다. 보통 감독들은 경기전 취재진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누지만 윤 감독은 그러지 않았다. 전북전 무승 행진이 이어지는 부담감을 이겨내기 위한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 윤 감독은 만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가 시작된 뒤 윤 감독은 거친 항의를 했다. 초반부터 보스나에게 옐로카드가 나왔기 때문이다. 불편한 심기를 보인 윤 감독은 보스나가 퇴장을 당하자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했다. 전반을 마친 후 경기장을 나가는 동안에도 심판에게 끊임없이 항의했다.
후반 박태웅마저 퇴장 당하자 윤성효 감독은 고개를 떨궜다. 항의는 계속됐지만 선수들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하지만 경기를 마친 뒤에도 심판들에게 거친 언사는 이어졌다. 윤 감독은 "왜 우리만 퇴장을 주느냐"면서 불만을 거침없이 표출했다. 구단 고위 관계자 및 프로축구연맹 관계자가 말려도 윤 감독의 불만을 가라 앉히기는 힘들었다.

1-3으로 패한 뒤 윤 감독의 인터뷰는 간단했다. 윤 감독은 "선수들은 열심히 싸웠다. 분명 우리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면서 "경기를 지켜본 분들이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경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또 윤 감독은 "2명이나 퇴장 당한 것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면서 "말하기 어려운 경기다. 10명이서 싸웠지만 좋은 플레이를 선보였다"고 말했다. 심판판정에 대한 불만을 직접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에둘러 말한 것이다. 하지만 비장했던 표정만은 숨길 수 없었다.
반면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은 심판 판정이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며 흥분하지 않고 대응을 잘한 선수들을 칭찬했다. 그는 "심판이 룰에 있는대로 판정했을 것이다. 이런 경기는 판정에서 승부가 갈리는데 수원이 거칠게 나올 것으로 생각했고 선수들에 평점심을 찾으라고 경기 전부터 강조했다"며 "수원은 10경기 연속 우리한테 지고 있었기에 강하게 나올 것은 뻔했다"고 승리 이유를 밝혔다.
이날 수원은 3개의 경고를 받았다. 보스나는 전반 5분 경고를 받은 뒤 30분에 경고를 하나 더 받은 것이 아니라 직접 퇴장을 당했다. 김정우의 슈팅을 손으로 막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전북은 4개를 받았다. 전반서는 심우연, 후반서는 최은성, 드로겟, 박원재가 받았다.

양팀의 경기 내용이 거칠었지만 파울 개수는 크게 차이가 없었다. 윤 감독이 불만을 드러냈던 퇴장은 그 이유가 간단했다. 박태웅은 경고를 2개 받았다. 특히 두번째 경고는 쓸모없는 행동이었다. 투입해 적응이 제대로 되지 않은 레오나르도에게 거친 파울을 범했다. 위험지역이 아니라고 한 행동은 분명 영리한 모습은 아니었다. 자신이 옐로카드를 이미 받았다면 염두에 두고 있어야 했다.
보스나의 퇴장은 언급할 필요가 없다. 상대의 슈팅을 손으로 막았다면 바로 퇴장을 받을만한 행동이었다. 보스나는 경기장을 빠져 나가며 넘어지면서 손이 올라갔다고 했지만 심판은 퇴장을 명령할 수 있었다.
수원과 전북 사령탑의 상반된 입장이 경기 내용을 그대로 증명했다. 물론 수원은 보스나가 빠진 뒤 오장은이 중앙 수비로 내려오면서 더욱 조직력이 살아났다. 뒷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안정적 수비를 갖췄다. 따라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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