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구 KIA-삼성전. 삼성 정형식은 0-1로 뒤진 8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결과는 투수 앞 땅볼. KIA 선발 윤석민이 데뷔 첫 노히트노런 달성에 아웃 카운트 4개를 남겨 둔 상황이기에 정형식의 번트 시도를 놓고 찬반 여론이 뜨겁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7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안타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기록의 희생양이 될 수 없다는 게 류 감독의 생각. 1점차 접전 상황에서 출루하기 위해 기습 번트를 시도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류 감독은 "어제 기습 번트를 실패했는데 만약 성공했다면 어떤 반응이 나왔을까 궁금하다"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과거에는 무관심 도루 같은 것도 없었다"고 일종의 문화적 차이로 받아 들였다.

정형식 또한 "1점차 뒤진 상황에서 출루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 상위 타선에 찬스를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나가야 한다"고 기습 번트를 시도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덧붙였다.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 만약에 그랬다면 팀 승리보다 상대 투수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홈관중 앞에서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길 원하는 감독과 선수는 없다. 9회 투아웃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팬들을 위한 예의니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