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2년차 징크스에서 벗어나는가.
LG 2년차 우투수 임찬규(19)가 마침내 통산 첫 선발승을 거뒀다. 임찬규는 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과 시즌 18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무실점했다. 총 8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으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다. 임찬규의 첫 선발승과 더불어 LG는 넥센에 3-0으로 승리, 넥센전 4연패에서 탈출했다.
임찬규는 시즌 전 팀에서 두 번째 선발투수로 낙점되며 화려한 선발시대를 열 것으로 예상했지만 지독한 2012시즌을 보내고 말았다. 직구 구속 저하로 피안타율이 급격히 상승했고 체력 문제에도 직면하면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선발 등판에 대비해 연마한 체인지업의 움직임은 좋았지만 직구가 힘을 잃어버리면서 무용지물이었다.

결국 선발 등판 4경기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직구 구속을 회복하기 위해 투구폼도 수정했지만 잃어버린 구속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이날도 여전히 직구 구속은 140km 초반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빼어난 제구력과 경기운영 능력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작년까지 오직 정면승부에만 치중한 것을 돌아보면 눈에 띄는 변화다.
일단 직구 로케이션이 마음대로 이뤄졌다. 특히 우타자 상대 바깥쪽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모서리를 정확히 걸치며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직구와 조화를 이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의 볼배합도 만점이었다. 주자 견제나 땅볼 타구 처리 같은 투수로서 갖춰야할 견제 능력도 뛰어났다.
경기 후 임찬규는 “데뷔 첫 선발승이라 굉장히 기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자신감을 가지고 공격적으로 뎐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특히 우규민 선배님께 감사하다”며 “팬 여러분과 선배님께 항상 죄송했는데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시즌 마무리 잘 하겠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임찬규는 “구속이 줄어들어 굉장히 힘들었다. 2군에서 박석진 코치님과 구속을 되찾기 위해 안 해본 게 없었다. 폼도 여러 차례 바꿨다. 하지만 구속은 돌아오지 않았다”며 “결국 2군에서 변화구와 제구력을 연마했다. 이거라도 해서 내년에 대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덕분에 변화구는 좀 좋아진 것 같다”고 아쉬운 웃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임찬규는 “오늘 등판 전 벼랑 끝에서 마지막 밧줄 하나 잡는 마음이었다. 홈런을 맞더라도 후회 없이 자신감 있게 던지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면서 “겨울 착실히 준비해서 내년 직구 구속을 되찾아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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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