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 일을 도맡았다. 경기력도 좋았다. 평가가 좋을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팀 내 입지 또한 올라가고 있다.
기성용(23, 스완지 시티)은 최근 중앙 수비수로 변신을 했다. 지난 22일 에버튼과 정규리그서 동료의 퇴장으로 갑자기 중앙 수비 자리를 책임졌다. 비록 팀은 0-3으로 완패를 했지만 평가는 좋았다. 스완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의 활약을 전하며, 중앙 수비수로 변신했던 그의 심정도 덧붙여 팬들에게 널리 알렸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26일 크롤리 타운과 리그컵 경기에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중원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수를 오가며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팀은 3-2로 승리했고, 평가는 역시 좋았다. 스완지는 또 다시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이 스완지 수비의 심장이라는 새로운 역할을 즐겼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본연의 역할을 잊은 것은 아니다. 기성용은 튼튼한 수비와 함께 미드필더 본연의 임무인 전방으로의 연결고리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이점은 스완지도 잘 알고 있다. 스완지는 "기성용이 뒷선에서 멋진 패스를 여러번 시도해 스완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며 거듭 칭찬했다.
기성용은 2007년 캐나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이후 5년 만이자, 프로 무대에 데뷔한 후 처음으로 중앙 수비수로 뛰었다. 그만큼 낯선 포지션이었지만 기성용은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그는 "팀을 도울 수 있다면 어디서 뛰든 상관없다"고 했다. 팀을 위해서라면 궂은 일이라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기성용의 노고를 팀에서 모를 일이 없다. 기성용의 포지션을 정하는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 감독이 누구보다 잘 안다. 기성용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밖에 없다. 이제 라우드럽 감독이 기성용에게 본연의 임무를 부여할 차례다. 오는 29일 열리는 스토크 시티와 리그 원정경기가 그 시험 무대가 될 것이다. 기성용은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평소와 같이 안정된 모습에 주력한다면 더욱 팀 내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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