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대형, 재도약 향한 첫 번째 걸음 딛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28 06: 59

시즌 막바지에 재도약을 향한 첫 번째 발자국을 찍었다.
LG 외야수 이대형(29)이 최근 선발 출장한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 중이다. 특히 27일 잠실 넥센전에선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 넥센전 4연패 탈출의 수훈선수가 됐다. 또한 도루 3개를 기록하며 통산 도루 365개로 LG 프랜차이즈 최다 도루, 한국 프로야구 역대 도루 5위도 차지했다.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은 타격자세다. 시즌 막바지 들어 이대형은 임팩트시 중심이 고정되어 있다. 범타가 나오더라도 이전처럼 상체와 하체가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 확실히 줄었다. 후반기 첫 멀티히트를 기록한 27일 경기 마지막 타석에선 밀어친 타구가 날아가는 것을 확인한 후 타격 자세를 가다듬고 1루를 향했다. 이전처럼 임팩트와 동시에 1루로 질주하는 모습과는 정반대였다. 

사실 이대형은 지난겨울 전지훈련부터 전면적인 타격폼 수정에 들어갔었다. 김무관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상체와 하체가 흔들리던 것을 바로잡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타격 연습 때에는 꾸준히 큰 타구를 날렸고 시범경기에서도 3할대 타율로 완성형 1번 타자로의 진화를 앞둔 것 같았다.
하지만 시즌 개막과 동시에 준비한 모든 것이 무너졌다. 고정시켜놨던 타격폼이 흔들렸고 좀처럼 강한 타구가 나오지 않았다. 수차례 2군으로 내려갔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로 1할대 타율에 머물렀다. 김기태 감독은 이대형을 보면서 “밖에서 보는 사람이 이런데 정작 본인은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며 안타까움을 전했었다.
2012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작지만 반전의 계기는 마련됐다. 우여곡절 끝에 타격 자세가 고정되고 있고 안타와 관련 없이 조금씩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 너무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게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10년이 넘게 몸이 기억하고 있는 자세를 바꾸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분명한 점은 LG 팀 입장에서 이대형은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팀 내 외야수 중 가장 넓은 수비 범위를 자랑하는 만큼, 이대형이 중견수에 자리해야 LG 외야진의 전체적인 수비력도 살아난다. 올 시즌 내내 상대팀으로부터 한 베이스를 더 허용해온 것도 이대형의 부진으로 인한 부재가 크게 작용했다. 즉 타격만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수비에선 상대의 진루를 막고, 공격에선 연이은 도루로 득점을 뽑는, 팀에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대형은 5년 전인 2007시즌 타율 3할8리로 처음으로 3할 타율을 올렸었다. 하지만 당시 장타율은 .348에 불과했다. 안타 중 밀어서 외야를 향한 타구보다는 내야에서 크게 바운드되어 내야안타가 된 타구가 많았다. 이후 상대 수비진은 이대형 시프트를 펼쳤고 더 이상 이대형은 2007시즌과 같은 방식으로 안타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김무관 타격코치는 이대형이 타격 자세를 고정하면서 외야를 향하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낼 것을 꾸준히 주문하고 있다. 아무리 빠른 발을 지니고 있어도 상대 내야진의 시프트에 막히고 있으니 이제는 타구를 외야로 날리는 것 외에는 해결법이 없다고 진단한 것이다.
타격 자세 전면 수정 첫 해는 실패했다. 그래도 도전은 계속된다. 김 코치 역시 지난 10년의 버릇이 1년 만에 고쳐지는 것은 힘들고 2, 3년의 시간을 두고 차차 나아진다고 봤다. 2012시즌이 끝나기까지는 불과 일주일 밖에 안 남았지만 이대형의 도전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시즌 후 마무리 캠프, 그리고 전지훈련까지 이대형은 배트를 놓지 않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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