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한화가 모든 포커스를 내년에 맞추고 있다. 잔여 6경기에서 자력으로 탈꼴찌가 힘들어짐에 따라 남은 경기는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 시간이 될 전망이다. 지휘을봉 잡고 있는 한용덕(47) 감독대행은 "우리 선수들은 올해만 야구하고 마는 게 아니다. 내년에도 계속 야구를 해야 할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지난 27일 문학 SK전에 윤근영을 선발 기용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우완 파이어볼러 김혁민의 선발등판 차례였지만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결과는 1-4 패배. 28일 대전 두산전에도 정재원이 시즌 두 번째로 선발등판한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풀타임 선발로 많이 던져서인지 김혁민의 피로가 누적돼 있다. 굳이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4경기 1승3패로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결코 무리시킬 생각이 없다.
이어 한 대행은 "전반적으로 투수들이 많이 지쳐있다. 김혁민의 경우에는 상황을 더봐야겠지만 무리하지 않고 이대로 시즌을 마칠 수도 있다"며 "우리가 지금 4강 싸움을 하고 있다면 무리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아니다. 우리가 좋은 투수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 내년과 내후년을 생각하면 절대 무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화는 베테랑 포수 신경현도 2군으로 내려보냈고, 왼쪽 발뒷꿈치 통증이 있는 장성호를 벤치에 앉혔다. 내야수 하주석처럼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

비록 한화는 일찌감치 4강 진출이 좌절됐고, 이제는 탈꼴찌도 힘겨워졌지만 한용덕 감독대행에게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다. 지난달 28일 한대화 전감독의 중도 퇴진과 함께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물려받은 뒤 신서한 돌풍을 일으켰다. 22경기 13승9패 승률 5할9푼1리. 지난 2004년 KIA 유남호 감독대행이 44경기에서 26승18패 승률 5할9푼1리를 올린 게 최고 성적인데 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선전으로 정식감독 승격 가능성도 높였기에 성적에 대한 욕심을 낼 만하다. 하지만 한용덕 대행은 "지금 당장 성적이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 내년 시즌과 앞으로 미래를 위해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고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싶다"며 "우리팀의 미래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지 않게끔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한화는 새 사령탑 선임 작업에 한창이다. 자천타천으로 재야에 있는 숱한 후보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 와중에도 한용덕 대행은 흔들리지 않고 팀의 더 큰 미래를 위한 밑바탕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 1987년 배팅볼 투수로 빙그레에 입단한 뒤 25년을 함께 한 팀에 대한 애정과 도리의 책임감을 갖고 있다.
한편 한화는 추석 연휴 기간 감독 선임 작업을 최종 마무리짓고, 페넌트레이스 종료 시점에 맞춰 새 사령탑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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