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인내와 기다림이더라" 이만수 감독 깨달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28 10: 06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더라. 정말 많이 느끼고 배웠다". 
SK의 기세가 뜨겁다. 전반기를 8연패 수렁 속에 6위로 마치며 6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위기를 맞는 듯했던 SK는 후반기 대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후반기 47경기에서 29승16패2무 승률 6할4푼4리라는 놀라운 성적을 내고 있다. 두산·롯데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2위 확정 매직넘버는 '4'. 68승54패3무로 승패 마진은 +14에 이른다. +18도 꿈이 아니다. 
이만수(54) 감독의 리더십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전반기 내내 좌충우돌하며 지도력에 의문을 자아냈지만 후반기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특히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죽음의 8연전' 첫 6경기에서 5승1패로 승승장구하며 사실상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로 마쳤던 SK이지만 올해는 한 단계 올라선 2위로 마칠 게 확정적이다. 

이만수 감독은 이 같은 팀의 변화상을 '인내와 기다림'에서 찾았다. 전반기 동안 부상으로 고생한 김광현·송은범·채병룡 뿐만 아니라 두 달간 전열에서 빠져있던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까지 복귀하며 날개를 달았다. 여기에 전반기를 마쳤을 때 팀 타율(0.255)과 득점(4.1점) 모두 최하위에 그칠 정도로 전체적인 팀 타선의 슬럼프도 깊었다. 하지만 후반기는 부상병들의 원대복귀로 선발진이 안정을 찾은 가운데 타율(0.265) 2위와 득점 1위(4.5점)에 오를 정도로 타선도 완벽하게 살아났다. 
이만수 감독은 "그동안 정말 힘들었다. 우리는 선발이 약했기 때문에 외국인 투수의 비중이 컸다. 하지만 '언젠가 해주겠지'라는 믿음을 갖고 기다렸다. 중요한 시기에 마리오가 잘해줘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트레이너와 코칭스태프 모두가 기다린 결과"라며 "팀 타선도 4개월간 타율이 꼴찌였다.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 털어놓았다. 
지난해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고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까지 모두 거친 이 감독이지만 정식감독으로 치르는 페넌트레이스는 쉽지 않았다. 이 감독은 "작년에는 대행이라 아무 것도 몰랐다. 하지만 정식감독을 하며 느낀게 '리더는 끊임없이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부상자도 내 몫이고 선수들이 못 하는 것도 내 운명으로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긴 기다림의 끝은 이제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완벽한 선발진을 구축했고, 바닥을 친 타선도 살아났다. 투타 밸런스 완벽하다. 하지만 이 감독은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2위를 확정짓기 전까지 절대로 마음 못 놓는다. 2위가 결정될 때까지 긴장 풀지 않도록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선수들의 마음이 더 간절하고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다"는 게 이 감독의 말이다. 
시련과 좌절을 통해 인내와 기다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만수 감독. SK의 후반기 대반격에는 선수들 못지 않게 성숙해진 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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