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드 新’ 박희수, “다음 목표는 우승 반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9.28 07: 01

“축하 메시지는 많이 받았는데요. 축하 전화는…”.(웃음)
선발과 마무리를 잇는 가교 역할로서 세운 대기록. 이미 팀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한 그는 주력투수로서 당당히 우승 반지를 손에 끼고 싶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33홀드)를 달성한 대기만성 좌완 박희수(29, SK 와이번스)는 어느새 야심찬 계투 에이스로 우뚝 섰다.
박희수는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4-1로 리드한 8회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탈삼진 1개 포함 1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키며 시즌 33홀드를 따냈다. 지난 2006년 삼성 권오준이 올린 32홀드를 넘어선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최다 홀드 신기록이다.

대전고-동국대를 거쳐 지난 2006년 SK에 입단한 박희수는 좋은 제구력을 갖췄으나 구위가 아쉬워 꽤 긴 시간 동안 2군에서 기량 연마에 힘썼던 투수다. 그리고 지난 시즌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가세하며 39경기 4승2패1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1.88로 활약했다. 투구 내용만 보면 지난해 후반기 리그 최고 좌완 계투로 꼽을 수 있던 박희수다.
미완의 대기는 올 시즌 완성형 투수로 확실히 거듭났다. 팔의 각도를 다소 낮추며 140km대 중후반까지 구속을 끌어올린 박희수는 투심 패스트볼까지 위력적으로 던지며 상대 타자들의 경계 대상으로 우뚝 섰다. 시즌 중반 잠시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2군에 다녀오기도 했으나 그의 올 시즌 성적은 63경기 7승1패6세이브33홀드 평균자책점 1.36(27일 현재)으로 뛰어나다.
경기 후 박희수는 “지난해 좋게 마무리해 올해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 25홀드를 목표로 세웠지만 너무 높게 잡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다가 초반 페이스가 좋았고, 기록에 욕심이 생겼다. 그러나 나도 이렇게 최다 기록까지 세울 줄은 몰랐다”라며 “부모님이 제일 생각난다. 그 다음으로 대전 유천초교 은사이신 김의수 감독님이 생각난다. 지금 충남중 감독으로 계시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생각이 나고 감사하다”라는 말로 효자이자 제자로서 뿌듯한 감격을 이야기했다.
그라운드에서의 열기가 수그러들었을 쯤 그에게 “축하전화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건넸다. 그러자 박희수는 “스마트폰 메시지로 축하 문자는 많이 받았다. 그런데 축하전화는…”이라며 웃었다. 늦은 밤이었던 이유도 있었던 데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은 만큼 전화는 앞으로도 충분히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펜 5분 대기조로 투입을 기다리는 힘든 여정 속에서 신기록을 세운 박희수의 다음 목표는 무조건 팀 우승이다. 지난해 데뷔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장해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팀의 필승 계투로 분투했던 박희수는 두 번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손가락에 값진 반지를 끼고 싶다는 뜻을 솔직하게 밝혔다.
“포스트시즌 때도 홀드 많이 따내고 싶어요. 우승 반지를 너무 갖고 싶으니까요”. 상무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2007, 2010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때 박희수는 주변인으로 1군 멤버들의 환호를 지켜보는 입장이었다. 부쩍 높아진 구위와 위상. 여기에 대기록까지 움켜쥔 박희수는 자신의 손에 우승 샴페인과 반지가 함께하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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