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쓰는 제주 유나이티드의 조커 배일환(24)이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지난 7월26일 서울전에서 시즌 4호골을 터트린 이후 팀 부진과 함께 침묵했던 그는 지난 27일 '강호' 포항을 상대로 후반 35분, 교체 투입된 지 2분만에 결승골을 터트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배일환의 부활포와 함께 제주의 10경기 연속 무승 행진도 마침표가 찍혔다.
사실 배일환은 지난 시즌까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주 활동 무대는 리저브리그였고 K리그에선 단 2경기에 출전했을 뿐이다. 출전 기회가 적다 보니 공격수로서 단 한 골도 터트리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완전히 달랐다. 뛰어난 돌파력으로 '제2의 이근호'라는 말을 듣을 만큼 기대가 컸던 배일환은 시즌 초반부터 기회를 잡았고, 인천과 개막전(홈)에서 늦은 데뷔골을 신고하며 포효했다.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3라운드 광주전에서는 생애 첫 멀티골(2골)까지 뽑아내며 제주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배포텐'이라는 별명처럼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그의 가능성이 폭발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배일환은 시즌 3호골을 터트린 이후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선발로 혹은 조커로 꾸준히 기회가 주어졌지만 시즌 4호골을 만들어내기까지 4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산토스가 시즌 막판 부상으로 빠지게 되며 공격력에 문제점을 드러낸 제주로서는 배일환의 활약이 아쉬웠는데, 이번 포항전 결승골로 날려버린 셈이 됐다.
시즌 5호골을 신고한 배일환은 선발이든 조커든 역할을 가리지 않고 단 10분이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골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한다. 뒤늦은 5호골이었지만, 배일환으로서는 아직 11경기가 남은 지금이 새로운 시작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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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0번 배일환(흰색 유니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