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빌딩' 한화, 차세대 주전 포수 서바이벌 시작됐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9.29 07: 31

"좋은 포수가 있어야 강팀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 투수를 이끄는 것은 포수의 몫이다. 올해 강력한 선발 야구를 구축한 두산 김진욱 감독은 "포수 양의지가 성장한 게 큰 이유다. 포수는 단순히 공만 받는 포지션이 아니다. 경기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볼 배합이나 경기 흐름을 읽는 인사이드워크가 정말 좋아졌다"며 포수 양의지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대행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한용덕 대행은 "최근 도루가 많이 줄었는데 두산과 SK처럼 좋은 포수가 있는 팀을 상대로는 쉽지 않더라. 성적이 좋은 강팀들을 보면 강한 포수가 있다. 좋은 포수가 있어야 강팀이 될 수 있다"며 포수 포지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한화도 포수 포지션 강화에 열을 올릴 작정이다. 내부 경쟁에 따른 육성으로 차세대 포수를 키워야 한다. 올 겨울 FA 시장에 마땅한 포수 없고, 주전급 포수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는 것도 쉽지 않다. 한화는 지난 26일 베테랑 주전 신경현을 휴식 차원으로 1군에서 제외하며 남은기간 젊은 포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현재 한화 1군 엔트리엔 박노민(27) 정범모(25) 이준수(24) 등 3명의 포수가 있다. 지금은 확대 엔트리 기간이라 3명의 포수를 가동할 수 있지만, 26인 엔트리 체제에서는 포수 3명으로 끌고가기 어렵다. 한용덕 감독대행은 "포수는 3명으로 운용하기가 어렵다. 결국은 이들 중에서 2명으로 시즌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대행은 "백업으로는 이준수가 가장 괜찮은 것 같다. 이준수가 백업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결국 박노민과 정범모가 (주전을 놓고) 싸워야 한다. 둘 중 경쟁에서 이기는 선수가 많이 기용될 것"이라며 "두 선수 모두 어깨가 강하고 캐칭이나 타격이 비슷비슷하다. 본인들도 느끼고 있는 게 많을 것"이라며 경쟁을 부추겼다.
박노민은 "특별한 경쟁 의식은 없다. 올해는 내가 재활을 하느라 범모보다 훈련량이 부족했고, 경기감각을 끌어올리기 바쁘다"며 "그래도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시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범모가 잘해도 좋지만, 내가 잘하면 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건전한 내부 경쟁을 통해 팀이 더 강해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화는 베테랑 신경현이 2004년부터 10년 가까이 주전 포수로 활약했다. 이제 포수진도 세대교체를 할 시기가 됐다. 남은 시즌 승패를 떠나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며 리빌딩에 주력하고 있는 한용덕 감독대행이 박노민·정범모·이준수를 차례로 테스트하는 이유. 한 대행은 "우리 포수들의 잠재력은 좋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어느 정도 보완되면 상대팀에서 우리 포수들을 쉽게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젊은 안방마님들의 경쟁에 기대를 걸었다. 차세대 주전 포수 자리를 놓고 서바이벌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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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민-정범모-이준수(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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