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들의 ‘밀당’, 달라진 LG 만든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09.29 10: 01

성적만 놓고 보면 LG의 시즌 막판은 지난해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분위기는 달라졌다. 좀 더 밝고 의욕적이다. 그 희망적인 분위기의 중심에는 젊고 역동적인 코치들이 있다.
김기태 LG 감독은 시즌을 되돌아보며 “많은 일이 있었다. 선수들은 열심히 했다. 하지만 고비를 못 넘겼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시즌 전 목표였던 가족적인 분위기 형성은 이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LG는 그간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팀 성적이 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팀 색깔을 어느 정도 바꿨다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앞으로를 생각하면 의외로 중요한 수확이 될 수 있다.
실제 ‘팀으로서의 LG’를 중시하는 코칭스태프의 기조 속에 팀 분위기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평가다. 김 감독은 “이병규 봉중근 등 선임 선수들이 끝까지 해보자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한편으로는 코칭스태프의 헌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코칭스태프부터 솔선수범하자”라고 강조한 김 감독의 의중에 충실히 따르면서 팀 질서를 바꾸고 있다.

LG의 코칭스태프는 확실히 젊어졌다. 43세의 김기태 감독이 부임하면서 코칭스태프도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됐다. 외부에서 영입한 김무관 타격코치를 제외한 나머지 코칭스태프의 평균연령은 43.5세에 불과하다. 조계현(48) 수석코치와 최고령자인 최동수 류택현(41)과의 나이차가 7살밖에 나지 않는다. 그만큼 선수들과 긴밀한 스킨십을 나눌 수 있는 여건이다.
코치들은 그림자로서 묵묵하게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경기 전 훈련 때는 선수들에게 달라붙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조 수석코치까지 직접 나서 베팅볼을 던지거나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돕고 있다. 분위기는 무겁지 않다. 잘못된 점을 수시로 바로잡아주면서도 농담을 던지며 선수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있다. 이전과는 달리 젊고 배고픈 선수들이 많아진 LG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밀고 당기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예전에 김재박 감독님이 계셨을 때는 코칭스태프의 나이가 많아 선수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했다. 말을 붙이기도 어려웠을 정도”라며 “지금은 그렇지 않다”라며 자연스런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심지어 코치들이 먼저 나서 판을 깔기도 한다. 그 유명한 ‘덕아웃 노래방 사건’도 최태원 팀배팅코치의 열창에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처럼 선은 지키되 권위를 앞세우지 않는 코치들의 노력에 김 감독도 만족해했다. 김 감독은 “고맙다는 말부터 먼저 하고 싶다”라며 “물론 잘 된 부분도 있었고 안 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과의 융화는 잘 됐다.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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