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생물 분장 전문 멤버 길이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돌아왔다. 지난 21일 트위터를 통해 하차선언을 한지 일주일 만인 지난 28일 소속사와 제작진을 통한 사과와 함께 말이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참여하기로 했던 슈퍼세븐 콘서트를 둘러싼 일련의 논란, 그 가운데 주관사였던 리쌍컴퍼니를 이끌고 있는 길과 개리의 예능 프로그램 동반 하차 선언은 “의리와 믿음으로 항상 옆에 있어주는 멤버들에게 마음의 짐이 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다.
일부 극성스러운 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길이 콘서트 논란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하차를 선언했고 이 모습을 지켜보는 또 다른 팬들의 하차 번복 요구에 길이 다시 돌아온 상황.

이번 길의 ‘무한도전’ 하차 선언과 번복 과정에는 2005년 이후 7년간 안방극장을 군림했던 이 프로그램의 파급력을 새삼스럽게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연출자인 김태호 PD, ‘목놓아 웃기겠다’고 뛰어들고 있는 일곱 멤버들의 의중과 상관없이 전국민이 연출자이고 전국민이 멤버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매주 새로운 특집으로 시청자들을 찾는 ‘무한도전’은 고정된 포맷이 없는 까닭에 제작진과 멤버들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그들의 눈물겨운 노력에 열혈 시청자들은 아이돌그룹 못지않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팬덤을 형성했다.
길이 하차를 선언하고 번복하는 과정에는 ‘무한도전’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김태호 PD의 영향력을 뛰어넘는 이처럼 ‘무도빠’를 자청했던 무시무시한 팬덤의 힘이 작용한 것. 7년간 이어온 ‘무한도전’ 팬덤은 이제 김태호 PD와 멤버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무섭게 자리매김했다.
어쨌든 팬들의 요구대로 길은 돌아왔고,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무한도전’ 속에서 웃음과 감동을 주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제작진과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은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안겨주는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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