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PS 걱정케 하는 '실책 바이러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09.29 10: 40

거인들이 실책에 휩쓸리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무려 3개의 실책을 범하며 3-6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3위 두산과 1.5경기차로 벌어져 남은 시즌 4위 탈출이 험난해졌다.
이날 롯데는 2회 선취점을 내줬다. 무사 1,2루에서 진갑용의 번트 타구를 파울로 판단한 강민호의 미스 플레이가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선발 고원준은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4회 손아섭이 벼락 같은 역전 스리런을 때려내 경기를 뒤집었다.

환호는 짧았고 탄식은 길었다. 롯데는 4회 바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1사 1,2루에서 배영섭의 안타 타구를 잡은 우익수 손아섭이 공을 던졌지만 홈에서 많이 벗어나면서 강민호가 이를 놓치는 사이 3루주자 조동찬이 홈을 밟았다. 이어 포수 견제구를 3루수가 놓친 사이 다시 김상수가 홈으로 들어와 재역전을 허용했다.
롯데는 이날 이 한 점으로 내준 리드를 다시 가져오지 못하고 패했다. 문제는 롯데가 전날(27일) 사직 삼성전에서도 2개의 공식 실책과 그 외 무수한 실책성 플레이 속에 2-6으로 자멸한 바 있다는 점. 최근 연패에 빠진 팀의 어수선한 분위기가 실책으로 더 어두워지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 실책 3위(79개)에 올라 있는데 9월에만 15개를 기록하고 있다. 올 시즌 팀 실점(496점)과 투수 자책점(441점)의 차이가 가장 커,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팀이기도 하다. 투수들은 힘이 빠지고 야수들은 움츠러드는 분위기가 생길 수밖에 없다.
롯데에게 실책이 더 우려스러운 것은 팀이 '가을 야구'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더 주눅들기 마련이다. 더욱이 최근의 롯데와 같이 실책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는 선수들의 플레이가 소극적으로 변한다. 한 점이 절실한 포스트 시즌에서 실책 하나는 경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
롯데는 9월 들어 올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 더블 헤더 이후 빠진 7연패의 늪에서 겨우 벗어났지만 다시 3연패가 됐고 4위로 떨어졌다. 2위가 될 수 없다면 3,4위는 포스트시즌에서 다를 것이 없다. 당장 3위 싸움에 목매기보다 팀을 추스르는 것이 더 필요한 롯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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