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취재석] 리쌍(길, 개리)이 예능 하차 선언을 철회했다. '슈퍼7' 콘서트 논란 여파로 돌연 예능 중단 의사를 밝힌 지 약 1주일 만인 지난 28일, 두 사람은 소속사를 통해 사과의 뜻과 함께 예능 출연을 지속할 뜻을 전해왔다. 일주일간, 길이 출연 중인 MBC '무한도전'과 개리가 활약하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은 함께 운명의 기로에 놓였었다. 물론 '이 없으면 잇몸으로' 된다지만 갑작스런 두 사람의 하차 선언은 제작진과 멤버들에게 분명 많은 심적 고통을 안겼다. 또 그들의 예능감을 사랑한 시청자들의 가슴도 철렁하게 만들었다.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해프닝 수준에서 끝났다. '무한도전'과 '런닝맨' 측은 두 사람이 빠진 녹화를 감행하지 않고 연기했으며 당사자들이 빨리 마음을 돌려 결정한 탓에 방송 일정에도 지장이 없다. 말하자면 그냥 늘 하던 그대로 프로그램은 원상 복귀된단 얘기다. 당장 이번 주말에도 기존 녹화분들이 전파를 타는 동안, 길은 오늘(29일), 개리는 10월 1일 사태 이후 첫 녹화에 참석한다. 하차 선언을 했었지만 프로그램엔 지장이 없고 보는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한주도 끊임없이 그들을 보는 셈이다. 이렇게 외형상 심각한 스크래치는 최소화했지만 문제는 보이지 않는 흔적이다. 당사자들이나 '무한도전', '런닝맨' 팀이나, 그리고 누구보다 시청자들의 마음에는 분명 무언가 남았다. 길과 개리의 깜짝 행보에 불안했고 '무한도전'의 미래에 위기라도 닥칠까 걱정했던 팬들은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오래 사귄 애인으로부터 갑작스레 결별 통보를 받는 심정 같았다 할까.
공식 보도 자료에서 길과 개리는 "우리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그리고 무엇보다 의리와 믿음으로 항상 옆에 있어주는 멤버들에게도 더 이상 마음의 짐을 안겨줄 수 없기에 부끄럽고 죄송하지만 다시 프로그램에 복귀하기로 했다"며 마음을 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 "더 낮은 자세로 좋은 음악, 공연, 웃음으로 많은 분들께 나누어 드리겠다. 믿어 달라고 하기보다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살면서 꼭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제 웃기면 된다. 죄송한 만큼, 부끄러운 만큼 이제 그들에게는 더 열심히 움직이고 더 크게 소리 내면서 프로그램을 사랑한 시청자들과 팬들의 마음을 치유해줘야 할 임무가 남았다. 함께 마음 고생한 프로그램 멤버들이나 제작진에게도 사죄하고 보답할 길은 이뿐이다. 그렇게 늘 있던 그대로 변치 않은 모습으로 해양생물 분장도 하고, 이름표 떼러 다니면서 우리의 배꼽을 뽑아 달라.
윤가이 기자 issu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