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 ‘내마오’, 인간극장과 도전자 사이 줄타기..실력은 ‘글쎄’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09.29 10: 28

그들이 흘린 눈물은 진심이었지만, 노래로는 시청자들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이지 못했다. 참가자들이 두뇌 싸움을 벌였던 한 프로그램의 서바이벌 형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사연을 집중적으로 보여준 것은 이 프로그램의 악수(恶手)가 되거나 혹은 최고의 ‘반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새 오디션 프로그램 '내 인생의 마지막 오디션'(이하 내마오)은 31인의 도전자를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미션을 발표하며, 역으로 합격한 이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도록 그들의 오디션 당시 모습을 방송으로 내보냈다.
이날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그룹생활을 한 이들부터 시나위 출신 손성훈에 이르기까지 가요계 짬밥을 나름 먹은 추억의 옛 스타들까지 ‘내마오’ 출연자들의 면면이 공개됐다. 고막 파열로 가수의 꿈을 포기했던 신성훈과 연축성 발성장애를 앓았던 가수 조성모의 조카 오세준, 1990년대 인기가수였지만 폭력, 마약 등의 루머로 인해 활동을 중단했던 리아 등 이날 ‘내마오’는 가수의 꿈을 포기해야만 했던 이들의 사연이 공개되며 ‘인간극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당초 ‘패자의 역습’이라는 가제로 시작됐던 만큼 ‘인간극장’을 능가하는 강력한 사연들이 등장할 것임이 예견됐지만, 뚜껑이 열린 뒤에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뉠 수밖에 없었다. 안타까움을 넘어서 너무 처절하고 눈물만 흘리는 출연자들의 모습이 초반 주를 이루다보니 오히려 감정과잉으로 이어졌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맞냐’는 근본적인 물음과 연결됐기 때문이다.
‘노래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 상당함에도 약간은 고개를 갸우뚱 거리게 만드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가수 리아는 전성기의 모습을 잊고 감상하더라도 부족한 가창력으로 오디션을 봤지만 ‘용기를 냈다’는 이유로 심사위원들의 눈물을 쏙 빼면서 합격을 받아냈고, 이 외에도 그룹 거북이 출신 보컬 임선영 등 합격자들 중 눈에 띄는 보컬리스트가 없었다는 것도 아쉬움을 남겼다.
그나마 웃음을 준 배우 공현주의 동생 공현우와 지피베이직 출신 변승미, 레드애플 출신 이민용, DOOBOON(두분)의 메인보컬 최정훈은 숨겨진 실력자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KBS 2TV '휴먼서바이벌-도전자’에서 활약했던 래퍼 노주도 31인에 이름을 올렸는데 재밌는 점은 초반이 ‘인간극장’이었다면 후반에는 ‘도전자’를 떠올리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미션은 경연을 준비하기 위한 그룹 결성으로 생존자들은 5명씩 6팀을 결성해야 했다. 그러나 예선통과자는 31명이었기에 남은 1명은 자동탈락이 됐고, 이를 위한 참가자들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던 것.
미션뿐 아니라 참가자들의 인터뷰와 이를 담는 방식, 그리고 편집 등이 모든 면에서 오디션판 ‘도전자’임을 보여줬다. '내마오'의 책임프로듀서인 전진학 CP는 과거 '도전자'를 연출한 바 있다.
'인간극장’과 ‘도전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 ‘내마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신인 가수 선발이 아닌 기성 가수들의 재기를 돕겠다는 취지로 관심을 받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다소 부족해 보이는 참가자들의 ‘실력’, 그리고 신파를 떠올리게 만든 편집, 노래보다 비중이 높은 참가자들의 고도의 심리전 등 그간 봐왔던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이점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다음 방송분 예고편으로 팀을 꾸린 참가자들의 화려한 무대가 예고돼 앞으로의 가능성도 점치게 만들었다.
우선 첫 방송의 시청률은 저조했다. 29일 오전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8일 방송된 '내마오'는 전국기준 4.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편, 이 프로그램에서 살아남은 5명의 최종 진출자가 슈퍼그룹을 결성, 가수로 다시 활동하게 된다. KBS는 이들에게 음반 발매를 지원하고 KBS 프로그램에 출연시킨다는 계획이다.
soso@osen.co.kr
'내마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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