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려고요".
넥센 히어로즈에서 올해 가장 잘 치고 잘 달린 선수 중 한 명인 내야수 서건창(23)은 올 시즌 지난 27일까지 121경기에 출장했지만 홈런이 단 1개도 없었다.
시즌 중반 서건창에게 홈런이 없는 것이 아쉽지 않냐고 묻자 "저는 홈런 타자가 아니잖아요. 솔직히 욕심없다면 거짓말이지만 무리하기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것만 열심히 하려고요"라는 담담하고도 야무진 대답이 돌아왔다.

드디어 서건창이 '홈런 갈증'을 풀었다. 서건창은 2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의 3구째 공을 받아쳐 직선으로 날아가는 우월 솔로포를 기록했다. 홈런은 팀이 4-1로 승리하면서 결승타가 됐다.
시즌 초반 서건창은 땅볼로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중반으로 들어서면서 타구를 멀리 보내기 시작했다. 박흥식 타격코치의 조언에 따라 배팅 스피드를 빨리 하면서 '공을 앞에 놓고 칠' 수 있게 됐다. 빠른 발까지 더해져 올 시즌 3루타가 전체 1위(10개)다.
그러나 무심하게도 홈런은 나오지 않았다. 체격이 작고 파워 히터가 아닌 탓에 멀리 나가는 타구가 많아도 담장을 넘기지는 못했다. 담장을 맞히는 타구가 나올 때마다 서건창은 그저 죽어라 뛰었지만 경기 후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라며 농담섞인 아쉬움을 드러내곤 했다.
'한 방'이 없던 서건창이 드디어 홈런을 자신의 성적에 추가했다. 풀타임 첫해부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서건창은 그동안 하나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홈런까지 때려내며 신인왕 굳히기를 향해 거침없이 질주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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