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격' 합류 석달, 코미디 무대를 넘어 버라이어티까지 활동 반경을 넓힌 개그맨 김준호의 요즘 속내는 어떨까.
KBS 2TV '개그콘서트'의 터줏대감 김준호가 리얼 버라이어티의 정글에 몸을 던졌다. 지난 1996년 데뷔해 '개그콘서트'에서는 서열 1, 2위를 다투는 대선배가 되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 세계에서는 초짜다. '감사합니다~람쥐' 같은 유행어를 꾸준히 제조하고 엽기 분장도 마다하지 않는 코미디의 프로지만 뒤늦게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 입성한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미 코미디 무대에서는 날고 기던 수많은 선후배 동료들이 버라이어티 정글에서는 흑역사를 쓴 바 있다. 자칫 하다간 잘하던 코미디도 못하게 되는 암담한 지경에까지 이른다. 하지만 위험부담이나 주위의 만류도 그의 열정을 꺾지는 못했다. 과감하게 '남격' 선수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고 회를 더할수록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곳곳의 웃음 포인트를 담당하게 됐다. 과연 저력의 김준호다.
김준호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남격' 멤버로서의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직 석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여유로움 마저 느껴진다. 이래서 선수는 선수인가보다. 속된 말로 '쫄지 않고'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남격'은 가면 편하다. 멤버들이 다 착하다. 이경규 형님은 사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으로 함께 작업하게 됐다. 평소 '무섭다', '강하고 세다'는 평판을 많이 들어서 처음엔 긴장을 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제는 경규 형님도 성격이 많이 누그러지셔서... 하하하. 편안하다. 모두가 잘 대해주신다."
김준호는 '남격' 멤버들과 금세 가까워져 있었다. 기라성 같은 선배 개그맨들이지만 후배인 그를 잘 다독여주고 이끌어준다고. 또 함께 새 멤버로 들어간 배우 주상욱과도 절친한 형제가 됐다.
"상욱이는 아무래도 더 친해졌다. 예전에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단역과 조연으로 만나 안면이 있었다. 그 때는 상욱이보다 내 역할이 더 컸었는데 지금은 완전 상황이 역전됐다. 하하하. 얼마 전에는 상욱이 어머니를 '개그콘서트'에 초대해 보여드리기도 했다. 국진이형이랑 경규 형, 상욱이랑 넷이서 종종 골프를 치러 나가기도 한다. 멤버들이 대부분 골프를 다 좋아해서 어울리기 좋다."

그렇다면 '남격' 출연 후 달라진 점, 좋은 점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건강이 더 좋아졌다. 철인 3종 경기 준비하면서 운동을 많이 했다. 자연스럽게 술도 줄고 담배도 줄였다"는 김준호는 "뭐니 뭐니 해도 유재석이나 강호동 아닌 또 다른 성격의 이경규, 김국진 선배로부터 MC로서의 자세, 버라이어티의 특성을 많이 배운다는 점에 만족한다. '해피투게더' 고정 출연하면서 유재석 옆에서 많이 배우고 있고 '남격'에서는 또 여러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며 도움이 된다. 알차다"고 말했다. 또 남녀노소 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고 좋아해주는 것도 좋은 점이다. 활동 반경이 넓어지니 확실히 체감 인기도 올랐다.
인터뷰는 '남격'이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하기 이전에 진행됐다. 인터뷰 당시 김준호는 훈련과 연습이 너무나 힘들다며 수영 종목이라도 완주해야 하는 데 걱정이 된다고 했었다. 며칠 후, 경남 통영에서부터 전해진 '남격' 멤버들의 경기 결과는 김준호를 다시 보게 했다. 수영 한 종목도 힘들다고 칭얼대던 사람이 결국, 3종 모두 완주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힘들다는 건 엄살이었다. 역시 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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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