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피겨의 희망' 김해진(15, 과천중)이 김연아 이후 처음으로 주니어 그랑프리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해진은 29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 블레드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 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5차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해 기술점수(TES) 48.36점 프로그램 구성요소점수(PCS) 45.30점으로 총점 93.66점을 받았다.
이로써 김해진은 쇼트프로그램 점수 53.26점을 더한 최종합계 147.30점으로 2위 바비 롱(미국, 147.19점)을 0.11점차로 제치고 정상에 우뚝섰다.

지난해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김해진은 지난 16일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3차대회서 5위에 오르며 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며 금메달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해진은 첫 과제인 트리플 토룹+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와 트리플 러츠에서 언더로테 판정을 받았지만 큰 실수 없이 무난하게 경기를 마쳤다. 트리플 플립과 트리플 룹, 더블 악셀은 깨끗하게 성공시켰다.
김해진의 금메달은 2005년 김연아가 획득한 금메달 이후 7년 만에 일궈낸 쾌거라는 점에서 더욱 값지다.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태어난 '피겨여왕' 김연아가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주니어그랑프리 대회가 바로 슬로바키아 대회였다.
이후 많은 선수들이 주니어그랑프리에 도전했지만 금메달은 멀기만 했다. 피겨 유망주들은 7년 동안 은메달 1개와 동메달 7개를 따내며 선전했지만 금메달을 목에 건 이는 없었다. 하지만 김해진이 드디어 금메달을 따내며 '김연아의 후계자'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한편 '미국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롱은 김해진에 이어 2위에 올랐고 142.93점을 받은 예브게니아 게르시모바(러시아)는 3위에 올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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